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지방은행 CEO 선출 기류 격변

내부출신 중용론… 경남·광주도 적용 가능성<br>조기 민영화·조직 안정 위해 자행 출신 행장 선임론 부각<br>광주 조억헌·경남 허철운 등 거론

금융권에 내부 출신을 중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면서 우리금융그룹 분리매각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에 자행 출신 행장이 배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18일 광주은행 행장추천위원회를 연다. 광주은행 행추위는 이순우 회장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2명, 광주은행 사외이사 2명,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관계자 1인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광주은행장 후보로 가장 유력한 인사는 최승남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이 꼽힌다. 최 전 부사장 외에 박승희 전 우리금융 전무도 지주 출신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내부 출신을 우대해야 한다는 최근 금융권의 분위기를 놓고 볼 때 신임 행장은 자행에서 나와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특히 광주은행의 텃밭인 광주ㆍ전남 등 지역의 민심은 자행 출신 행장이 나오지 않을 경우 총력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채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행장을 선임하고 민영화를 완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자행 출신 행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역단체들과 연대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은행은 은행장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전북은행을 제외할 경우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등 자행 출신 행장이 지휘하고 있는 경쟁 지방은행이 탄탄한 지역 기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만큼 설움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광주은행 내부인사 중에서는 조억헌 지역발전본부 부행장과 송종욱 자본시장본부 부행장, 변정섭 전 광주은행 부행장 등이 행장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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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도 마찬가지다. 노조 등 일부에서 박영빈 현 행장의 재신임론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교체가 확실시된다. 현재 외부에서는 이번 우리금융 인사에서 보직을 받지 못한 허종회 우리은행 부행장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허철운 수석부행장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두 은행이 처한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낙하산 인사가 은행장이 되면 민영화라는 난제를 풀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자행 출신 행장론에 힘이 실린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민심과 강하게 밀착돼 있기 때문인데 외부 출신은 내부 출신에 비해 지역민심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조기 민영화에는 그만큼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지방은행 매각은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의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지역과 강하게 연계된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자행 출신 중용론은 오히려 지방은행에 더욱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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