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오는 7월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삼성화재부터 광고를 발주할 때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방식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를 시작으로 제조분야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광고에 경쟁 PT를 도입할 것”이라며 “종전에도 경쟁 PT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본형으로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종전까지 주로 계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이 맡아온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광고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실질적인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부 광고회사에 개방함으로써 수주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해 초 현대차·LG·SK 등 주요 그룹들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자제하기로 합의하면서 내부거래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거래위원회를 주요 계열사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시스템통합(SI)·광고·건설·물류 등 4개 업종에 대해 비계열사들이 경쟁입찰로 수주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에 맡겼던 일감을 외부에 개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5년 만에 외부 광고회사가 제작한 TV 광고를 내보냈다.
2008년 SK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SK플래닛이 설립된 이후 계열사들의 광고를 도맡아오던 관행이 깨진 것이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인 SK C&C와의 SI 거래 규모를 각각 1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인터넷에서 실시하는 2억원 규모의 ‘2014년형 쏘나타 프로모션’ 행사는 경쟁입찰 끝에 ‘무한상상’이라는 중소 광고대행사에 돌아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광고·물류 분야에서 연간 6,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중소기업에 제공하기로 했으며, LG그룹은 지난달 SI·광고·건설 분야에서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중소기업에 개방하기로 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