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듀 2014, 인물로 본 갑오년] <5> '명량' 김한민 감독과 최민식

화려한 연출에 국민정서 담은 메시지… 한국영화史 새 이정표

스펙터클한 할리우드급 액션

忠·孝 녹여낸 리더십으로 10대부터 50대까지 사로잡아

최다 관객·최대 매출 기록행진… 영화제마다 작품상 등 휩쓸어

최민식

김한민 감독. /연합뉴스


영화 '명량'을 만든 김한민 감독과 배우 최민식은 한국 영화의 새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이다. 업계의 굳어진 셈법을 완전히 깨뜨리며 한때 '꿈의 숫자'로 여겨졌던 관객 2,000만명을 새로운 목표선으로 만든 것이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화려한 연출은 한국 영화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지난 2007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데뷔한 후 세 번째 연출작 '최종병기 활'로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감독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영화제작사 '빅스톤픽쳐스'를 설립, 감독 겸 제작자로 변신한 그는 첫 작품인 '명량'을 관객 1,761만명이 관람한 2014년 최고 히트작으로 성공시키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국내외로 알렸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올해 8월 개봉해 △개봉 당일 최다 관객(68만명) 동원 △역대 최고 일일 흥행기록(125만명) △최단 기간 1,000만 관객 달성(12일) △역대 최대 관객 동원(1,761만명) △역대 최대 매출(1,357억원)이라는 진기록들을 써내려갔다.


한 영화의 성공에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 경쟁작의 여부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하지만 역시 기본은 만듦새다.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의 세련된 문법에 충(忠)과 효(孝)라는 한국의 정서를 적절히 녹여내는 연출로 화려한 볼거리를 추구하는 10대부터 진중한 메시지를 원하는 40~50대 관객까지 모조리 사로잡았다. 특히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뚝심으로 밀어붙인 61분짜리 해상전투 신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영화에서나 볼법한 스펙터클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영화의 세계 경쟁력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실제 '명량'은 북미에 진출해 누적매출 250만달러(약 27억원)를 달성한 것은 물론 중국 전역 3,000여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등의 기록을 남기며 한국 영화의 외연을 최대치로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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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개인으로도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는 계기가 됐다.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과 기획상,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받았으며 국내 활동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기도 했다. 본인이 대표로 있는 제작사 빅스톤픽쳐스 역시 첫 작품을 흥행시키며 입지를 굳혔다.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 배우 최민식 역시 '명량'의 성공 주역이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 역할을 맡으며 국내 영화제에서 상을 휩쓰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렸던 그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본 영화 '명량'의 이순신 역을 통해 다시 한번 배우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김 감독과 최민식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내내 어떤 이순신을 보여줄 것인지를 함께 고민했다고 한다. 한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을 그리고 싶었던 배우와 담백한 무인의 모습을 담고자 했던 감독은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며 접점을 찾아 나갔다. 그렇게 탄생한 이순신은 인간적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나가는 영웅적 면모를 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올해 그가 대종상 남우주연상, 영화평론가협회상 남자연기상 등을 수상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최민식은 최근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영화 4위로 선정한 뤼크 베송 감독의 '루시'에서 비중 있는 악역 '미스터 장'으로 출연하며 성공적인 할리우드 진출을 이루기도 했다. 1998년 한국 영화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쉬리',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취화선', 동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올드보이', 그리고 '명량'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가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매번 함께했다. 오는 2015년 그가 또 어떤 성취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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