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조선통신사들 日서 잠자리 다툰 이유는

■일본으로 간 조선의 선비들(김경숙 지음, 이순 펴냄)


조선통신사들은 어떻게 그리고 왜 일본으로 갔을까.


조선통신사는 일본에 파견된 사신이자 문화사절단이었다. 조선은 17세기에서 19세기 초까지 12차에 걸쳐 일본에 조선통신사를 보냈다. 일본의 동태를 살피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도록 회유할 필요가 있었고 수많은 조선인 전쟁포로를 송환하는 것도 중요임무였다. 한번 갈 때마다 참여한 인원은 평균 470명, 기간은 1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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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왕복 1만리 일본여행 길 위에 펼쳐진 조선통신사의 여정과 일상생활을 소개한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일본으로 가는 여정은 고생길이었다. 통신사 일행은 한양을 출발, 부산에 도착한 뒤 6척의 배에 나누어 타고 대한해협을 건너 오사카에 상륙한 뒤 육로를 통해 교토와 나고야를 거쳐 에도(현 도쿄)에 다다랐다. 9개월~11개월에 걸쳐 다녀와야 하는 고된 길이었다.

처소쟁탈전도 많았다. 통신사들은 배정된 처소에 얌전히 들지 않았다. 좀 더 넓은 처소를 차지하려고 먼저 도착한 통신사의 하인들이 방앞에 붙어있는 이름 팻말을 바꿔치기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숙소 쟁탈전으로 인한 갈등이 심해지자 어느 사행에서는 처소쟁탈을 공식적으로 금하기도 했다. 교통수단 때문에도 갈등을 겪었다. 일본에서 제공한 가마와 말을 놓고 누가 더 편한 것을 탈것이냐 신경전이 일었다.

조선통신사들은 그런 고단한 여정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회와 문화를 호기심으로 탐구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일본여인에 대한 기록도 있다. “얼굴마다 분과 연지를 발랐으며 머리에는 금빛 꽃을 꽂았고 몸에는 채색 그림이 있는 옷을 입었다.” 저자는 “조선통신사들이 겪었을 소소한 일상에 대한 궁금증들을 담았다”고 밝혔다. 1만8,000원.

정승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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