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통계, 한은-통계청 '제각각'
3분기 3.7%P 차이..작년부터 격차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향후 경기전망의 중요한 지표로 인용되는 설비투자 통계가 발표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경제주체들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계정상의 설비투자 규모는 총 18조7천3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2% 증가해 올들어 가장 호조를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설비투자 추계는 같은기간 증가율이 0.5%에 그쳐한국은행의 통계와 무려 3.7%포인트나 차이를 보였다.
더욱이 통계청은 지난 8월과 9월에는 설비투자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각각 0.7%와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최근 기업의 설비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는해석을 낳게 했다.
이전에도 통계청이 지난 1.4분기와 2.4분기 설비투자액이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4.0%와 1.4% 증가했다고 밝힌데 비해 한은은 3.13%와 2.92% 늘었다고 발표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지난 2003년 2.4분기에는 통계청 통계가 0.2% 증가로 나타난 반면 한은은 오히려 0.37% 줄어든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한은과 통계청은 지난해부터 두 기관의 설비투자 통계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고 인정한 뒤 이는 서로 통계의 포괄범위와 산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설명했다.
박승 한은 총재도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설비투자가 최근 발표되는 (통계청) 통계로는 마이너스이지만 한은의 국민계정 기준으로 추계하면 플러스로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박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차이로 이는 결국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설비투자 통계"라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통계가 부정확하게 작성되고 발표기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통계에 기초한 경제정책이 어려운 것"이라며 "통계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1/11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