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상공인들이 다음 달 한-EU FTA 발표를 앞두고 한국 정부에 무역 장벽을 낮춰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마리 위르띠제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은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시장진입 장벽 백서’ 발간 기자 간담회에서 “FTA 발효로 한국과 EU간의 무역장벽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돼야 할 시장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장품, 제약 등의 각 산업 분야가 직면하고 있는 규제를 완화하고 투명성, 일관성,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 사장이기도 한 그는 “자동차 업계에는 원산지 표시 규정 등이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각 분문 위원장들이 발언자로 나서 자신이 속한 분야의 현안을 설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들을 쏟아냈다.
먼저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테스트 방식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수가 선정 정책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맥심 마민 의료기기 위원장은 “한국은 테스트 및 증명 분야가 국제기준과 동떨어져 있으며 EMC 분야가 특히 그렇다”며 “외국은 일부 클라스의 경우 제품군 중 하나만 테스트를 해도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는 데 한국은 모델 하나하나를 검사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팽경인 주방가전 위원장도 “규정은 식약청이 지정한 방식으로 해외서 시험을 받으면 되도록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해외에서 사전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또 식품 등은 폐기 반송 시 상업적 타격이 크기 때문에 최소량의 샘플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권 부동산 위원장 역시 “외국 투자자들은 남북관계 리스크보다 부동산 규제의 일관성에 더 관심이 많다”며 “지금까지 당국이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는 주한 27개국 유럽연합대사관과 800여개에 이르는 유럽연합과 국내외 기업들로 구성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