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인영 특파원】 세계 최대 선물거래시장인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가 21일 전화 불통으로 두시간여 거래를 중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시간 오전 10시 21분 전화선을 연결하는 박스에 전기가 끊겨 거래소의 모든 전화가 두절됐고, 이에 따라 거래도 전면 중단됐다. 사고가 나자 거래소측이 긴급복구에 나서 2시간 19분만인 12시 40분에 거래는 재개됐다.
이번 사고는 CBOT 거래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출발한 CBOT는 아직도 재래식 경매 거래 방식을 취하고 있다. CBOT는 시골 장터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데, 트레이더들이 손을 흔들고 목청을 돋우며 금융상품 가격을 제시하고, 흥정한다. 여기서 전화는 트레이더와 소속 회사를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CBOT는 경매방식의 문제를 인식, 지난 9월 28일부터 온라인 방식을 도입, 재래식 경매방식과 겸용했는데, 이날 정전 사고가 나자 온라인을 사용하는 트레이더가 드물었다. 소리 지르기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더들은 전화가 끊기자 컴퓨터로 몰려 거래를 계속하기 보다는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거나 독서, 군것질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국제금융시장이 최근 며칠 사이에 모처럼 안정세를 보인 덕택에 이날 사고로 큰 손해를 본 트레이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