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 외화조달 차별화 심화

우량·부실은행간 조달금리차 커져대우사태 후 은행권의 외화조달 여건에 차별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우량·부실은행간 조달금리차가 벌어지는 한편, 대우 여신이 많은 일부 선발은행들은 기채시장에서 목표액마저 채우지 못하는 등 철저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주식예탁증서(DR) 발행에 실패한 이후 건전성 확보를 위해 무리한 가산금리를 지불하면서 외화조달에 나서 국제 신인도마저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대우사태 후 국내 은행권의 해외차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메릴린치를 주간사로 7,500만달러의 차입에 나섰던 한빛은행은 최근 기채를 마감한 결과 목표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4,100만달러만을 빌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리도 비교적 높아 만기 1년 기준으로 런던은행간 금리(리보)에 1.6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 책정됐다. DR발행 실패 후 1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조흥은행은 5년1개월 만기에 금리가 무려 리보에 5.0%포인트를 더한 수준에 외자를 조달했다. 이는 2006년 만기로 유통중인 국민은행 후순위채 가격(리보+3.3%)보다 무려 1.7%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국제금융 담당자는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어쩔수 없는 행위』라면서도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책정, 국제시장에서 여타 한국 금융기관의 차입상황까지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총 1억2,000만달러를 1~3년까지 기간별로 차입한 외환은행도 모집금액 중 8,200만달러를 주간사인 노무라증권과 스텐더드차터드측이 흡수하고 여타 금융기관이 참여한 부분은 3,800만달러에 불과했다. 시장에서 소화가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 금리도 1년짜리가 리보에 1.45%포인트를 더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대우에 대한 부실여신이 많은 이들 은행과 달리 대우여신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진 신한·국민·주택은행들은 외화차입에서도 비교적 우대받고 있는 형편. 최근 1억1,000만달러를 차입완료한 신한은행의 차입금리를 리보에 1.2%포인트를 더한 수준이었으며 오는 7일 1억3,000만달러의 차입서명식이 예정된 주택은행도 가산금리가 1.25%포인트에 불과했다. 1억달러를 차입진행중인 국민은행도 가산금리를 1.25%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이다. 은행권의 한 국제금융담당 임원은 『대우사태 이후 해외금융기관들이 국내 은행을 보는 눈이 현저하게 차별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제금융 부분에서도 리딩뱅크가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조짐』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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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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