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17기에 이르는 자국 내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30일 블룸버그 통신은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환경부 장관이 메르켈 총리와 원전 관련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뢰트겐 장관은 “가동이 전면 중단돼 있는 7개 노후 원전과 크루엠멜 원자력 발전소는 재 가동 되지 않을 것”이라며 “두 번째 그룹인 6개 원전은 2021년까지, 가장 최신 시설인 세 번째 그룹은 늦어도 2022년까지 폐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의 원전 폐쇄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는 독일메르켈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자유민주당과 기독교사회당 등 연정 파트너 정당과 협의를 거쳐 원전 폐쇄 시기를 최종 결정했다.
지난 5월 22일 주정부 선거에서 녹색당에 패배한 이후 메르켈 총리 연립정부 내에서 원전 폐쇄 시기를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졌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주 원전 폐쇄 시기를 결정하기 전에 원전 조기 폐쇄에 대한 연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원전에 대한 독일 내 반대여론을 감안해 조기 폐쇄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경제부에 따르면 EOAN사와 RWE사 등 독일의 4대 전력회사가 소유한 원전은 2010년 기준으로 독일 전체 전력 소비의 22%를 생산하고 있다. 독일 BWE 재생에너지연맹은 원전 폐쇄로 2020년까지 태양력ㆍ풍력 에너지 개발에 2,000억 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선 2013년 선거결과에 따라 새 정부가 들어서면 메르켈 총리가 원전 폐쇄 정책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