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권 재건축 시세 '심상찮다'

서초.압구정 주도-초기단지 꿈틀 "국지적.일시적 현상 가능성 크다"

정부의 2.17 수도권집값 안정 대책으로 안정을 찾는가 싶던 강남권 재건축단지 시세가 곳곳에서 들썩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과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단지들은 고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과 용적률 30% 이내 증가 단지는 임대주택 의무 건설에서 제외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해 급등 분위기마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개발이익환수제 제외 재건축은 물론 적용이 확실시되는 초기 재건축단지들도 송파구와 강동구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17 대책의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지적,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잠원동.압구정이 진원지 = 22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상승세가 두드러진 곳이서초구 잠원동과 압구정동 일대의 재건축단지들이다. 지난달 말 최고 35층으로 재건축하는 서초구 잠원동 한신 5차아파트의 계획안이 서울시에서 통과하면서부터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한신5차 33평형의 경우 지난달 말 5억5천만원 안팎이던 시세가 매주 2천만원 안팎씩 꾸준히 올라 지금은 6억원이 넘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더욱이 이 단지는 용적률 증가폭이 30% 이내여서 임대주택을 짓지 않아도 돼 상승폭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한신 2차와 4차 등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단지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최근 2-3주만에 수 천만원씩 가격이 뛰었다. 인근 아산공인 관계자는 "매수세는 많은데 매물은 쑥 들어갔다"면서 "너무 급격하게 올라 우리도 불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밖에 반포동 삼호가든 1, 2차나 서초동 삼호아파트, 반포 주공단지 등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중층 단지들이 개발이익환수제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1천만-2천만원씩 호가가 올랐다. 서초구는 우성아파트, 무지개아파트 등 일반 아파트들도 삼성타운 개발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최근 수 천만원씩 호가가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압구정동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들은 최고 60층의초고층 재건축을 추진이 정부의 제동으로 무산됐음에도 한신 5차의 고층 재건축 승인을 계기로 다시 가격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현대 6, 7차의 경우 임대주택 건설에서 제외되는 호재도 있다. 인근 신라공인 관계자는 "문의는 많은데 물건은 없다"면서 "2.17 대책 이후 조용했는데 이달 초부터 상승세로 전환, 현대 6차 48평형의 경우 13억원 안팎이던 시세가 14억원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 송파구.강동구 초기 재건축단지도 '꿈틀' = 2.17 대책 이후 잠잠하던 송파구와 강동구의 초기 재건축단지의 시세도 꿈틀하고 있다.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의 반등 분위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초구와 압구정동의 상승 기류가 이 곳에까지 확산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개발이익환수제 5월17일 시행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대책이전 시세를 이미 회복했다. 송파구 가락 시영1차 아파트 17평형은 2월 중순 5억원을 웃돌던 가격이 대책 발표 이후 4억7천만원 안팎까지 꺾였지만 이달 들어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요즘에는 시세가 다시 5억원선을 넘었다. 강동구 주공2단지도 소폭 조정됐던 시세가 금세 회복돼 현재는 대책 발표 이전수준으로 회복, 16평형이 4억2천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잠실 주공5단지는 주변지역이 상업지구로 전환돼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재건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평형마다 3천만-4천만원씩 호가가 뛰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의 부동산경기 회복세에 서울공항 이전 논란, 잠원동 한신 5차 고층 재건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송파구 잠실 1, 2단지 등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으로 보이는 단지들은 지난주에도 1천만-2천만원씩 올라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계속했다. 송파구 가락동 집보아공인 관계자는 "개발이익환수제는 이미 반영된 악재라는인식이 깊다"면서 "직접적인 호재는 없지만 서초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가격상승 등시장이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면서 강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지적 현상..집값 상승 확산은 없다" =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재건축단지의 가격 상승을 국지적,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용적률 30% 미만 증가 단지가 재건축시장의 틈새가 된 셈"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임대주택을 짓지 않아도 되는 단지들을 중심으로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위력이 크기 때문에 이들 단지의 상승세가 전반적인 주택 가격 상승의 뇌관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최근 상승세의 이유를 수급 상황에서 찾았다. 김 소장은 "올 상반기가 유난히 입주 물량이 적다보니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국지적인 집값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입주 물량이 크게늘어 상승세는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초구와 압구정동의 상승세는 뚜렷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판도에 영향을미칠 정도는 아니고 초기 재건축의 오름세는 기술적 반등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수요자들이 정확한 분석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고 있다"면서 한신 아파트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한신아파트의 경우 30평대가 현재 6억을 호가하는데 1대 1 재건축이 유력하고 추가 부담금이 2억-3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는구조"라면서 "거품이 상당히 끼여있고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초기 재건축단지들의 상승세는 거의 사라졌고 서초구도 이르면 이번주중취.등록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 강세가꺾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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