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일본 증시의 과도한 하락과 중국의 저조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로 하락하면서 1,970선 밑으로 추락했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증시로 유입됐던 자금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한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돼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64포인트(1.24%) 하락한 1,969.19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엿새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전날보다 4.91포인트(0.86%) 하락한 569.3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의 하락 원인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동안일본과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가 과도하게 오른 선진국 증시와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과도한 하락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일본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움직임과 중국의 저조한 PMI지수 발표로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보다 7.3% 급락한 1만4,483.98로 거래를 마감했고 토픽스지수 역시 6.9% 하락한 1,188.34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대지진 발생 이후 최대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시장이 급락한 데 따라 국내 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그동안 일본 시장이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받은 것은 이해가 가지만 한국 증시 하락은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저조한 PMI지수 발표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가 하락한 데는 환율 우려로 급락한 일본 증시보다 중국의 영향이 크다"며 "유럽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 PMI가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서 중국 수출 전선에도 파란 불이 켜지고 이에 따라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흔들리면서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환율은 물론 유럽 경기회복에 따른 중국 수출 회복 추이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가 일본 급락 여파로 하락했지만 추가적인 하락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미국과 일본 등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국내 증시 등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병연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나 일본의 국채 금리 상승은 그동안 선진국으로 들어갔던 자금의 차익실현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자금은 이머징마켓 쪽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