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21일 평화열차가 중국 베이징에 입성했다. 이틀 뒤면 북한 신의주 접경인 중국 단둥시에 다다른다. 만약 북한이 열차 통과를 허용할 경우 주중에는 끊겨진 경의선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평양에서 '조선그리스도연맹'과 공동으로 집회를 가진 평화열차가 '남측의 통과 거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경우 북측의 선전에 악용될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이 평화열차를 거부한다면 단둥시에서 선박에 실린 채 인천으로 들어오겠지만 북한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렇다면 이제 공은 우리 측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 사안에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의 염원을 안고 평화열차가 달려온 길은 박근혜 대통령이 며칠 전 유라시아 콘퍼런스에서 제의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가운데 철도 활용 구상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WCC에 가입한 곳도 전체 개신교단의 절반을 넘는다.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할 이유가 없다.
북측이 이 열차를 거부한다면 모르되 받아들인 상태에서 우리가 거부하는 경우라면 자칫 명분과 실리를 둘 다 놓칠 수도 있다. 유럽과 우랄산맥ㆍ시베리아를 달려온 평화열차가 한반도를 종주해 부산까지 도달하면 그 자체로서 막혔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될지도 모른다. 평화열차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