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T·차 쏠림 경계… 중소형주 관심 높여야

■ 코스피 다시 2,000… 투자 전략은<br>엔화 약세로 수출주 실적 부정적<br>외국인 이틀 연속 '사자' 지수 방어<br>반등 예상되지만 추격매수는 자제


코스피지수가 한 달만에 2,000포인트 탈환에 성공한 후 안착하는 모습이다.

전날 강한 매수세로 코스피지수를 단 번에 끌어올렸던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수급 측면에서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증시와의 디커플링 현상이 해소되기 시작하는 국면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강한 상승장보다는 글로벌 증시와의 차이 줄이기가 단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42포인트(0.47%) 내린 2,015.22에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약세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 중 중국 증시마저 큰 폭으로 빠져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날 한달 여 만에 돌파한 2,000선은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기관이 2,638억원 내던지며 ‘팔자’로 돌아섰지만 외국인이 2,695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전날 5,830억원어치 사들인데 이어 이틀 연속 대거 순매수에 나서며 국내 증시의 구원 투수로 등장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한다. 우선 그 동안 약세였던 엔화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내 수출주들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증가로 일본의 1월 무역적자는 1조6,300억엔 규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향후 수출 회복으로 무역적자 규모는 완만하게 축소되겠지만 수입물가를 관리하기 위해서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 속도 조절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8일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의 일본 국채에 대한 신뢰 유지가 중요하다는 발언과 마리오 드라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유로 강세가 성장과 물가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후 엔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1% 하락하는 등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엔화 약세가 주춤하는 사이 대표적인 수출섹터인 IT와 자동차섹터 지수는 최근 이틀간 각각 3.26%, 3.7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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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지수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탠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전날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2,69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는 등 외국인의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바뀐 것 같다”며 “글로벌 증시를 따라잡기 시작하는 후발주자로서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급적 측면에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증시 강세를 지지하는 정책 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코스피지수 상승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힌다.

오현석 팀장은 “기업 실적에 대한 하향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거나 새 정부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화끈한 정책적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 이상 지수 급등세가 이어지기는 힘들다”라면서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는 2,000포인트 전후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IT와 자동차 등 수출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엔화 약세의 속도 조절이 예상되지만 큰 방향성에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여전히 수출주의 실적 전망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변화가 실제 수출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는 1~2분기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1분기 실적발표까지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의 차별화가 다소 완화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IT와 자동차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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