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중인 김진흥 특별검사팀은 1차 수사기한인 3월5일을 10일 남겨둔 24일 당초 두달간의 수사기간을 한달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수사는 법정기한인 90일을 꽉채운 4월4일 막을 내리게 됐다.
특검팀은 이날 특검 도입의 명분이 됐던 3대 핵심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공식발표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측근의 추가 비리가 일부 포착되고 있고, 계좌추적 등을 마무리하지 못해 27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30일간의 수사연장을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흥 특검은 “특검법에 명시된 세가지 사건과 관련된 계좌추적과 관련자 소환조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부득이 수사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특검은 또 지난 16일 수사권 박탈 등의 이유로 자진사퇴한 이우승 전 특검보 자리에는 희망자가 없고 수사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후임자를 임명하는 대신 양승천 특검보가 수사지휘를 한다고 밝혔다.
한달 수사연장에 나선 특검팀은 우선 대검수사에서 이미 밝혀진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17억7,700만원의 대선전후 불법대선자금 수수 외에 1억원 내외의 불법자금을 받은 단서를 포착, 관련자 소환을 준비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1억원 외에 최씨가 받은 돈이 더 있는지도 뒤지고 있다.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관련해서는 특검팀은 썬앤문그룹의 양평TPC골프장의 사업자변경 과정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양 특검보는 이와 관련 양평골프장의 사업권 변경이 특검수사의 시발점이라고 누차 밝혀왔다. 이는 이씨가 양평골프장의 사업자변경과정에 개입해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검팀은 현재 골프장의 변경 관련 100여계좌를 추적중이다.
또 썬앤문 그룹의 감세청탁과 관련 특검팀은 25일 썬앤문그룹으로부터 감세댓가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소기소된 홍모 전 국세청 과장을 소환하는등 감세청탁과 관련해 금품수수가 있었는지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비리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이미 의혹이 제기된 것 외에 다른 금품거래가 있었는지 계좌추적을 하고 있다. 동시에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가 제출한 사채업자 조모 여인과의 대화 녹취록을 국과수에 의뢰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이 수사연장에 나서기로 했지만 대통령 측근들의 거액 수수의혹이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버려 이후 특검수사가 새로운 대어를 낚을지는 매우 회의적인 상황이다. 원래 특검수사는 최씨의 300억원 수수를 비롯 이씨의 95억원 수수, 그리고 양씨의 54억9,000만원 수수에 대한 의혹이 일면서 사실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시작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전 특검보가 수사검사의 수사방해 등의 충격적인 주장을 하며 사퇴하는 불상사가 빚어져 국민들이 특검수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줄지도 미지수다.
다만 이원호 청주 K나이트클럽 실소유주가 수사외압을 위해 검찰에 로비를 했는지, 또 썬앤문그룹의 감세청탁 과정에서 노캠프에 돈이 전달됐는지 여부는 그나마 남아있는 특검수사의 관전포인트로 보인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