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볼 때 통증은 없는데도 요도에 이상한 분비물이 나온다면 비임균성 요도염을 의심하라.`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www.sexacademy.org, 02-779-4500) 박사는 “요도염의 경우 성관계를 가진 후 3~5일 지나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귀두나 요도 끝부분이 붓는 등 증상이 심해 바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증상이 경미한 비임균성 요도염은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균성 요도염에 비해 증상이 심하지 않다 보니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치료의지가 낮고, 궁극적으로 질병을 더욱 악화시켜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30대 이상 남녀의 경우 상당수가 비임균성 요도염을 앓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박사는 “통증은 없는데도 소변을 볼 때 조금 불편감이 오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속옷에 분비물이 묻어 있다면 비임균성 요도염으로 보면 틀림없다”고 말했다. 임질균이 3~5일 후 증세가 나타나는 것에 비해 비임균성 요도염은 1~2주, 혹은 1개월정도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방심하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더 큰 문제는 환자 상당수가 적당히 항생제를 먹고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된 줄 알고 지낸다는 것. 과거 비임균성 요도염으로 치료를 받다가 임의로 중단한 경험이 있다면 한번쯤 비뇨기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소변 등으로 정확한 검진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가진단으로 치료가 끝났다고 판단해 약 복용을 중단한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보균자로 남을 수 밖에 없고, 병이 더 깊을 때는 요도협착이나 전립선염ㆍ고환염ㆍ부고환염의 원인이 된다.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이 박사는 비임균성 요도염에 걸린 여성이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난관염과 골반염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반염과 난관염은 고환염이나 부고환염과 마찬가지로 자궁외 임신과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많으면서 이유없이 가끔씩 아랫배가 아프다면 비임균성 요도염이 골반염으로 악화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비임균성 요도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가 잘 안되거나 치료 후에도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 이유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거나 트리코모나스 감염,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요도주위선(periurethral gland) 감염, 성 관계시 재감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박사는 “비특이성 요도염이라고도 불려지는 비임균성 요도염은 현대의 산업화된 사회에 가장 일반적인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s)”라면서 “이 질환의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기존의 임질에 잘 듣던 항생제로는 잘 치료가 안 되는데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