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변호사 고르는 법

장용국<법무법인 충정 대표 변호사>

판사 시절에는 가끔 친지들로부터 어떤 변호사가 좋을지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했다. 변호사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래도 판사가 변호사들에 대해 잘 알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요즈음은 법조인들 사이의 인맥을 분석해놓은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해 어느 판사와는 어떤 변호사가 친하다는 식의 정보를 팔고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무조건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거물급 변호사를 찾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변호사를 고르는 데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과연 그 변호사가 나의 일을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일이다. 변호사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직접 변호사를 만나서 충분히 상담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 그 변호사에 대한 평판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법적 전문성(legal mind)뿐만 아니라 의뢰인의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제공하고자 하는 정신(client-oriented mind)을 갖추고 있는 변호사가 능력 있는 변호사인 것이지, 과거 높은 자리에 있었다든지 갓 변호사 개업을 했다든지, 큰 로펌의 변호사라는 것은 능력 있는 변호사의 실질적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변호사를 고르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보수의 적정성이다. 일의 난이도와 일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보수 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이며 어려운 일을 잘 처리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는 반대급부로서 추가적인 보수가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다. 대형 로펌에 일을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과다한 보수를 지급했다가는 나중에 바가지를 썼다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 있고 유명한 변호사라고 해서 당연히 비싼 보수를 지급해야 할 이유도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음료수 한 병 사 마시려고 호텔까지 갈 필요가 없듯이 비교적 간단한 일 처리를 수임료가 비싼 변호사에게 맡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좋은 변호사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 자기가 맡은 일은 끝까지 직접 처리하는 변호사인지 여부는 변호사를 고르는 데 있어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분신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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