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라텍스공업<주>(해외로 뛰는 중기)

◎콘돔 생산 25년… 업계 “우뚝”/불량률 최소화·안전성 확보 잇단 국제인증/올 수출 작년보다 46% 늘려 500만불 계획/피임·성병예방 의식 높아져 수요 급팽창한국라텍스공업(주)(대표 권성기)은 남성용 피임기구인 콘돔(Condom) 전문제조업체다. 지난 73년 창업한 한국라텍스공업은 콘돔외에 산업용 고무골무인 핑거코트(Finger Cot)도 생산하고 있지만 역시 주력상품은 콘돔이다. 한국라텍스공업의 콘돔은 현재 제품의 특성상 사용 빈도에 비해 일반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라텍스공업은 보건복지부로 부터 의료용구 제조업 허가 제1호를 획득한 업체며, 초창기 브랜드인 「코스모스」는 지난 70년대 산아제한이 붐처럼 일어났을 당시 콘돔의 대명사로 통할 정도였다. 그러나 콘돔업은 어엿한 제조업종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조업으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는 콘돔의 유래조차 명확하지 않은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는 피임을 위해 지난 18세기 어피나 양의 창자로 만들어 썼던 것이 콘돔의 기원이라는 게 고작이다. 더군다나 콘돔 자체를 거북스런 물건으로 치부하는 일반의 인식도 콘돔업의 성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게 중론이다. 수년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콘돔의 발생지를 둘러싼 시비가 빚어진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인식의 발로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콘돔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피임이라는 일차적 목적외에 매독, 임병, 연성하감, 제4성병 등 맹독성 성병을 막는 예방기구로서의 기능이 어느때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이 세계인이 직면한 공포로 등장하면서 수요가 급팽창, 콘돔업은 산아제한 붐 이후 제2의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급증하면 이에따른 부작용도 따르는 법이다. 최근 콘돔업이 각광받는 업종의 하나로 부각되면서 신규업체가 난립, 저품질의 저가제품이 양산돼 콘돔의 생명이랄 수 있는 안전성에 구멍이 생기는 일이 늘어나게 됐다. 현재 대부분의 콘돔은 천연고무액(Natural Latex)으로 만드는데, 질낮은 원자재의 사용으로 인해 찢어지는 등의 사례가 빈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콘돔의 최대 효용성이 피임과 각종 성병 예방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나 큰 피해인 셈이다. 이때문에 최근들어서는 콘돔의 안전성에 대한 세계규칙(ISO 4074)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한국라텍스공업이 신규업체는 물론 개도국의 도전을 따돌리고 콘돔업계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같은 안전성 확보에 있다. 한국라텍스공업은 AIDS등 강력한 성병에 대한 일반의 두려움과 함께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불량률 최소화를 제1일 과제로 추진, 지난 88년 프랑스의 NF마크를 비롯해 영국의 KIET마크(89년), 국내의 KS마크(89)를 잇따라 획득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ISO 4074가 규정한 제품 수준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기능의 콘돔제조기와 검사기를 자체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콘돔제조기와 검사기의 사향은 영업전략상 밝힐 단계가 아니지만, 의료기기분야에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사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합격판정을 받았다. 이와함께 지난 5월에는 ISO 9002 인증까지 획득했다. 이같은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국라텍스공업은 현재 남·북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80개국에 자사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5대양 6대주가 모두 한국라텍스공업의 시장인 셈이다. 지난해 3백42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던 한국라텍스공업은 올해 46.2% 늘어난 5백만달러 상당의 콘돔을 수출할 계획이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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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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