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새 피' 수혈 시급한 증시

장경천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틀림없이 과거에 비해 규모 면이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몇 차례의 금융 위기를 겪은 후인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규모나 제도면에서의 발전이 증권시장과 투자의 활성화 그리고 경제 활성화로 바로 연결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우리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감안할 때 우리의 경제성장은 다소 부진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위험회피 투자일색 시장 활기 잃어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발생한 위기가 아직 다 극복된 것 같지 않은데다 미국의 출구전략 수행에 따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어 앞으로의 경제예측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다만 현재 우리 주식시장은 대형주 위주의 시장으로 고착돼 시장 본연의 활기를 잃고 실질적인 주식시장의 주요 기능인 자금조달의 기능을 상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심지어는 한국 주식시장이 빈사 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몇 년째 지지부진한 신규상장 기업 수,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회피, 거래대금의 감소와 개인의 투자금액 및 투자자 수 감소, 신규시장인 코넥스시장의 비활성화 등은 모두 이와 맞물린 현상으로 생각된다.

관련기사



현재 채권시장은 국공채 위주의 투자경향과 회사채 시장의 경색 등에서 알 수 있듯 극도의 위험 회피적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주요 과제인 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투자와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이 재차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이미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제도가 발표됐으며 코넥스시장이 새로 개장됐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사모펀드제도 개편방안이 나와 투자 규제라는 측면에서 볼 때 금융 산업이 한층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지만 투자대상이 결국 현 상태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국한된다면 결국에는 본래 개편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결과가 될까 우려된다.

투자 활성화는 매력적인 투자대상 개발과 그 대상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 확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다양한 목적과 위험 선호도를 가진 투자자금이 다수의 대중을 통해 확보되고 이 자금이 다양한 형태의 투자대상에 투자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기업은 좀 더 손쉽게 자금을 조달해 발전이 지속되고 투자자는 향후 이를 좀 더 손쉽게 현금화시켜 수익을 획득하는 형태의 지속적인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규제완화해 다양한 기업 상장 길 터야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코넥스·코스닥 등으로의 상장에 있어서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함과 동시에 자격·조건의 현실화, 상장 특례요소의 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기업이 상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상장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자금조달 혜택을 줘 비상장 기업의 상장 동기부여 및 경영의 투명화 유도, 비상장 주식의 거래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