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모회사인 KB금융지주와 협의를 마치고 관계사인 KB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정KPMG, 법무법인 세종을 LIG증권 매각 주관사로 내정했다. KB손보는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어 LIG증권 매각을 의결한 후 주관사 선정 공고를 낼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손보는 "주관사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고 이사회 날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태헌 KB손보 홍보팀장은 "매각 주관사로 KB증권이 내정됐다고 할 수 없고 다른 곳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B증권은 지난달 24일 이후 삼정KPMG 및 세종 등과 함께 LIG 증권 매각 실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더욱이 KB손보의 이사회 의결 직후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조속히 잠재 인수 후보기업들에 돌리기 위해 실사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증권 임직원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심정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 LIG증권의 한 직원은 "또 매각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도 정상 근무를 하려 애썼는데 관계사에서 매각이 공식 결정도 되기 전에 점령군처럼 들어와 실사를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KB 측이 주요 경영사항의 이사회 의결을 요식행위로 치부하며 조바심을 내는 데 대해 대우증권을 비롯해 중소형 증권사 매각이 본격화하는 데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딩투자증권이 매각에 선수를 치면서 LIG증권 매각은 흥행이 어려울 수 있고 자칫 대우증권 인수와 함께 LIG증권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무리를 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