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입급증 게임업계 '이젠 역수출'

[외자 明과暗] 3. IT산업수입에 급급하던 국내 게임 업체들은 요즘 찾아오는 해외 바이어들 만나기에 바쁘다. 넥슨의 해외 영업을 담당 직원은 "요즘은 앉아 있어도 대만 등지의 동남아 국가로부터 바이어들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국산 게임의 해외 수출이 활발해 진 것은 내수에 기반한 수익 구조가 그만큼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잘 만들면 1,000만명에 육박하는 이용자들이 판매를 보장하고 있다. 사실 이런 기반이 만들어진 계기는 미국 회사인 블리자드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 이 게임을 수입한 한빛소프트는 200만장 이상을 팔아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블리자드에 로열티로 지불했다. 이제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역으로 국산 게임이 로열티를 받고 해외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그 선봉이 NC소프트의 리니지. 대만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 게임으로 NC소프트는 지난 석달간 16억원을 로열티로만 벌어들였다. 이소프트넷과 삼성전자가 제휴해 만든 드래곤 라자 또한 로열티를 받고 있고 곧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포트리스2가 대만으로 수출된다. 다양한 게임에 맛들인 게이머들의 입맛 때문에 해외 게임의 수입도 늘고 있다. 세계적인 게임 유통사인 EA(일렉트로닉아츠)는 아예 한국 지사를 설립해 활발히 영업중이고 한빛소프트를 통해 스타크래프트를 판매한 하바스는 민음사(출판사)의 유통망을 잡은 YNK와도 손잡아 제휴선을 늘리고 있다. 이 두 제휴사가 올해 국내에 선보일 게임은 워크래프트3와 하프라이프2ㆍ트라이브스 등 9개 게임으로 대부분 미국 시장에서 20위 안에 랭크됐던 히트작들이다. 이번엔 인터넷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올해부터 도메인 시장에서 국내ㆍ외 업체들간의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 키워드 방식의 한글 도메인 포워딩 서비스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인 넷피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분 참여를 하고 있는 리얼네임즈와 리얼네임즈의 리셀러로 참여하는 한글인터넷센터(국내 8개 도메인 업체가 참여)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키워드 방식의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넷피아가 수년간 확보한 가입자는 3만5,000여개. 이에 반해 강력한 무기로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등에 엎고 있는 리얼네임즈가 서비스 시작 두 달만에 확보한 가입자는 무려 2만여 개. 경쟁 관계에 있는 넷피아 관계자조차 "마이크로소프트의 키워드 자국어 도메인 시장 진출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관련 시장 규모를 불과 2달만에 2배 가까이 키웠다"라고 평한다. 반면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의 핵심 기술인 DNS(도메인 네임 서버)를 개발해오던 국내 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포기했다. 한닉은 한글 도메인 서버인 hg-DNS 서버를 개발, 자체 서비스를 추진하다 리얼네임즈의 리셀러로 주저않고 말았다. e비즈니스에서 국내ㆍ외 업체들의 이해 관계 대립은 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를 놓고 또 한번 불붙을 전망이다. 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인 IPv6를 놓고 관련 해외 업체들의 물밑 작업이 활발하다. 정보통신부는 IPv6의 도입을 계기로 관련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지만 먼저 치고 나오는 쪽은 해외 업체들. 시스코시스템즈가 IPv6로 전환하는 업체들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차기 버전에 IPv6를 지원하겠다고 발표, 차세대 주소 체계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이들이 대자본과 탄탄한 마케팅 네트워크로 다음 주소 체계의 도입을 앞당기면 당연히 국내 네티즌들은 보안 등의 사용자 환경이 진일보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유행에 민감한 국내 비즈니스 행태로 인해 현행 체계인 IPv4로도 충분한 분야에서조차 차세대 주소 체계를 도입, 필요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 뻔하다"고 우려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을 가능케 하는 최고 끝단인 PC 시장을 놓고 보면 일반 이용자를 상대로한 컨슈머 PC 시장에서 국내 진출에 가장 성공한 글로벌 기업은 단연 IBM. IBM은 컨슈머 PC 시장의 성공 열쇄인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LG전자와 손잡았다. 국내 판매 실적이 제로에 가까웠던 IBM은 LG-IBM으로 변신한 뒤 작년엔 데스크탑 시장의 15%, 노트북 시장의 10%를 잠식했다. 그만큼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을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LG전자와 IBM의 제휴는 성공한 윈-윈 전략으로 평가 받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제휴로 인해 쌓아온 기술로 LG-IBM 브랜드 PC와는 별도로 IBM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PC를 납품하고 있고 심지어 경쟁사인 컴팩에도 OEM으로 PC를 팔고 있다. 김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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