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AIR사와 합작 무산… 다시 원점으로정부와 항공업계가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을 위해 추진해온 유럽 에어(AIR)사와의 합작이 무산됐다. 이번 합작취소는 지난해 중국과의 공동개발 협상이 수포로 돌아간데 이어 두번째다.
이에따라 김영삼정부가 대통령선거 공약사업으로 벌여온 국산 항공기제작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부는 그러나 미국과 독일, 러시아 등의 업체를 대상으로 제휴선을 물색한 뒤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통상산업부는 10일 에어사의 모기업인 프랑스 에어로스파샬, 영국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BAe), 이탈리아 알레니아 등이 최근 사장단회의를 열고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기업이 에어사의 중형항공기 개발사업 계획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이미 추진중인 초대형항공기 개발사업 등 여러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통산부는 분석했다. 이들 모기업이 합작한 에어버스사는 현재 7백석급 이상의 초대형 모델인 A3XX를 공동개발중이다.
삼성항공과 대우중공업, 대한항공 등으로 구성된 한국중형항공기사업조합(KCDC)은 지난해 중국과의 중형항공기 합작 개발 협의가 최종단계에서 결렬된 뒤 대만 및 스페인과 공동으로 에어와 제휴를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한국측 지분을 30∼40%로 인정하고 70석 규모의 중형 제트항공기를 개발하겠다는 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통산부는 에어와의 합작이 결렬됨에 따라 미국·독일의 합작사인 페어차일드도니어 및 러시아 투폴레프 등 다른 업체와 협상을 벌일 계획이며 현재 KCDC측이 직원을 파견, 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한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