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천년 새금융] 9. 푸르덴셜 생명보험

푸르덴셜 생명보험이 국내 생보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입보험료는 전체의 1%도 채 안된다. 그러나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절반에 가깝다. 국내 종신보험업계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면서 수익성과 내실에 있어서 다른 국내 보험사들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전문가들은 『푸르덴셜이 10년만에 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명실상부한 자리를 잡았다』며 『가장 큰 강점은 기존 보험사와 달리 판매 상품과 방식, 보험금 지급 등이 투명하고 뚜렷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의 종신보험은 계약자가 사망하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보험금을 지급한다. 또 보장성 보험의 특성 때문에 종신보험을 파는 보험사도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 푸르덴셜의 또 다른 강점은 뒤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는 미국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있다는 것. 미국 푸르덴셜은 120년 역사에 3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관리하면서 3,000만명의 고객을 갖고 있는 세계 최고의 보험사 중 하나이다. 업계는 건실하고 튼튼한 푸르덴셜생명의 문제점을 거의 찾지 못한다. 그러나 푸르덴셜의 터전인 종신보험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보험사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는 좋은 회사라고 본다』며 『그러나 종신보험 시장이 계속 커나갈 수 있느냐에 대해선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종신보험 시장이 성장하는데는 한계가 있는데 최근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삼성·교보·대한 등 이른바 「빅3」도 종신보험을 팔겠다고 나섰다』며 『종신보험으로 시작해 종신보험만을 팔고 있는 푸르덴셜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다른 보험상품을 팔려고 나서면 종신보험 시장마저도 놓쳐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종신보험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푸르덴셜의 성공여부에 대해 부정적이던 국내 보험사들이 지금은 하나둘씩 고능률 설계사 조직인 라이프플래너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전체 생보사의 절반이 넘는 16개사가 뒤늦게 달려들고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푸르덴셜처럼 종신보험에 대한 오랜 역사와 이해, 라이프플래너에 대한 투자없이, 성공이라는 결과만 보고 성급하게 뛰어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삼성생명이 양적 팽창에 성공하자 너도 나도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가 결국 부실만 더 커졌던 과거의 일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0년전 종신보험 시장에 무혈입성해 승승장구하던 푸르덴셜이 국내 생보사의 빅3인 삼성·교보·대한생명 등 쟁쟁한 경쟁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푸르덴셜이 종신보험만을 팔면서 지금과 같은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을 해 나간다면 당분간은 종신보험 분야의 부동의 1위, 「작은 거인」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푸르덴셜 김손영 사장은 『고객의 요구는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에 있다』며 『내년부터는 노후대책과 관련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르덴셜의 지향점과 우리가 예측하고 있는 미래의 생활상은 같다』며 『종신보험 외에 실버상품, 변액보험 등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해 간다면 성장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올해 2차 구조조정의 태풍을 견뎌낸 생보업계는 내년에는 시장에 의한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업계의 「작은 거인」 푸르덴셜이 어디로 가느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관련기사



우승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