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헤지펀드시장 잡자" 중소 운용사도 눈독

진입 문턱 낮아지자 앞다퉈 진출… 하이자산 운용 돌입


출범 1년을 맞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신규 플레이어들의 활발한 참여로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형 헤지펀드 수익률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운용사들은 헤지펀드를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27일 금융당국으로부터 헤지펀드 운용업 인가를 받은 뒤 ‘하이힘센전문사모투자신탁1호’를 출시하고 본격 운용에 돌입했다. 이로써 ‘하이힘센전문사모투자신탁1호’는 국내 설정된 20번째 헤지펀드가 됐다. 헤지펀드에 주식대여 및 리스크 관리 업무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로는 우리투자증권이 선정됐으며 초기 설정액은 120억원 규모다.

배재훈 하이자산운용 헤지펀드 운용팀장은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롱숏 전략을 기본으로 하되 기업의 인수ㆍ합병(M&A)등에도 투자해 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형 롱숏펀드에 강점을 보여왔던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조만간 헤지펀드 시장에 발을 들일 계획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에 헤지펀드 업무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로 빠르면 3월내 본인가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받은 후 바로 헤지펀드 설정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공모형 헤지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코스모자산운용도 헤지펀드 구조와 운용 전략에 대해 논의중이며 헤지펀드 시장진출 시기를 최대주주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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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헤지펀드 설정에 돌입한 곳도 있다. 브레인은 지난해 9월 ‘백두전문사모투자신탁1호’를 출시한데 이어 현재 2호를 구상중이다. 브레인 관계자는 “1호가 예를 들어 IT업종을 사고 화학업종을 파는 이종 업종간 롱숏 전략을 취했다면 2호는 거시경제 지표인 매크로 변수를 활용한 롱숏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소형 운용사들이 앞다퉈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진입 조건을 완화한데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박성진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주식시장 불안으로 공모형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로는 개인의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중소형 운용사들의 진입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운용사들도 헤지펀드 정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헤지펀드 1개를 청산해야 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150억원 규모의 ‘플렉서블오퍼튜니티’를 출시해 헤지펀드의 명가(名家)가 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운용의 헤지펀드는 총 4개로 설정액은 4,000억원에 달해 국내 운용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우리자산운용도 1호 헤지펀드가 만족할만한 수익을 내지 못해 아시아 주식까지 롱숏 범위를 확장한 새로운 헤지펀드를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금융당국이 대신증권과 대우증권의 스핀오프(분사) 운용사에 대해 본인가 승인을 내지 않은 것이 옥의 티”라며 “하지만 트러스톤운용, 하이자산운용등의 참여로 좀더 역동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올해가 본격적인 헤지펀드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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