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치솟는 아파트분양가 이대로 안된다] 1.분양가 인상실태

`아파트 1평에 자동차 1대 값` 서울지역 분양가가 97년 평당 508만원에서 2002년 자동차 1대 값에 육박한 867만원으로 5년만에 70% 이상 상승했다. 수도권 및 지방도 예외가 아니다. 용인시는 평당 800만원대를 넘어서는 등 전 지역에서 분양가가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연봉 3,000만원 근로자가 10년 동한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서울 강남의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의 아파트 한 채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분양가 상승이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지난해 주택시장에서 나타났듯 분양권 값 폭등(22%)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다시 기존주택 값 상승(31.64%)으로 연결돼 서민들의 내집마련 의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새해에도 역시 분양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강남권에서 아파트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은 무려 평당 1,800만원 대에 공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이 같은 분양가 인상을 강 건너 불 보듯 구경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양가 인상의 현 실태와 그에 따른 부작용, 대안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분양권 값이 2001년 평당 1,300만원에서 2002년 1,540만원으로 1년에 14%가 상승했다. 기존 집값도 이에 영향을 받아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41.9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분양가도 강남권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18.7% 올랐으며 이에 따라 집값은 무려 31.64%가 급등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남부권에서는 용인시 분양가격이 평당 800만원을 돌파하고, 북부권에서는 의정부시가 600만원을 넘는 등 사상 최고 기록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값 역시 2002년에 27.75% 상승했다. 정부가 분양시장 안정을 위해 고강도 규제정책을 쏟아냈으나 분양가 상승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올 1월 청약접수를 받은 12차 동시분양의 경우 지난 11차 때보다 평균 5% 정도 올라 전 업체가 분양가 과다 산정업체로 분류된 것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분양가 = 동시분양 공고 후 집계되는 분양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경신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연초 J건설이 강남구에 분양한 25평형 아파트의 평당분양가가 1,300만원을 넘어선다. 이후 비록 리모델링을 하는 아파트지만 D산업이 강남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평당 2,000만원에 달했다. 심지어 S산업의 41평형 평당분양가는 1,700만원에 책정되기도 했다. 41평형의 분양가가 6억9,700만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분양가 인상은 이젠 강남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나마 저렴한(?) 값에 분양되던 강북권 지역까지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것. H건설이 노원구에 공급한 아파트의 평당분양가는 무려 1,000만원을 넘어서면서 강북권 고분양가 시대를 열게 됐다. 더구나 노원구의 평당분양가가 593만원 선임을 감안할 때,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는 현실을 볼 수 있다. 특히 분양가 자율화 이전 평당 508만원(97년)에 머물던 서울 지역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829만원, 올해 867만원까지 뛰었다. 5년 해 무려 70.6%나 급등했다. ◇경기지역까지 치솟는 분양가 = 분양시장이 되 살아나면서 분양가 인상문제는 비단 서울지역에 국한 된 사안만은 아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지역의 분양가 상승률도 걷잡을 수 없다. 지난 5월 N건설이 남양주 도농동에 분양한 아파트의 평당가는 508만원(27평형). 7개 월 뒤 L건설이 도농동에 분양한 24평형의 평당 분양가 750만원에 달한다. 무려 47.6%나 뛰었다. 평당 분양가가 800만원을 넘어서는 지역도 나왔다. H건설이 용인죽전에 분양한 아파트의 평당가는 최고 883만원(43평형). 올해 분양한 서울지역의 평균 평당가 867만원보다 높다. 특히 H건설은 연초 죽전에 평당 700만원 선에 아파트를 공급했다는 점을 주목할 때, 입지여건이 뛰어난 단지의 미래가치를 시행ㆍ시공업체가 모두 가져간다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주택건설업계의 푸념 혹은 변명 = 분양가 인상 주범으로 몰리는 데 대해 주택업체는 불만이 많다. `우리도 분양가를 높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는 주장. 땅값, 임금, 원자재 값, 마감재 고급화가 이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 대한주택협회가 발표한 건설관련 145개 직종의 평균 임금상승률은 지난해에 비해 16.8%가 올랐다고 밝혔다. 또 원자재, 땅 값 등도 상승하면서 직접공사비가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땅값 상승률은 연평균 3% 선이다. 또 평당건축비 300만원이면 최고급마감(전체 공사비 20% 선)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관련업계는 설명한다. 특히 시행ㆍ시공이 분리 된 채 강남권에 분양된 아파트(25개 단지)의 분양가는 자체사업(평당1,200만원)에 비해 200만원이 높은 평당1,400만원 선임을 감안할 때, 결국 분양가 상승은 간접비와 경상이익 과다상계의 결과물인 셈이란 지적을 낳고 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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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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