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최대주주로 부상한 크레스트시큐러티즈의 모회사 소버린자산운용이 14일 SK㈜의 경영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크레스트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지난 10~11일 SK㈜ 주식을 각각 264만주와 66만주씩 총 330만주 신규 매수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크레스트의 SK㈜ 지분은 9일의 12.39%(1,572만5,890주)에서 14.99%(1,902만8.000주)로 늘어났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날 `SK㈜ 투자에 대한 소버린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버린자산운용은 장기투자자이며 높은 수익창출을 위해 SK 사업계획 재조정과 즉각적인 기업지배구조개혁을 성취할 수 있도록 SK 경영진과 건설적으로 작업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SK의 경영에 어떤 식으로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소버린은 “SK가 현재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채권자ㆍ종업원ㆍ규제당국뿐만 아니라 주주의 신뢰와 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과감한 개혁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로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그린메일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소버린의 SK㈜ 지분매입 목적은 수익창출을 위한 장기투자로 해석돼 SK 경영권 인수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버린은 “SK 경영진은 모든 주주의 이익을 대표하는 이사회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국제적 원칙을 준수하는 것만이 한국경제의 변화를 이끄는 긍정적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혀 이사진 참여를 통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SK㈜는 이날 최고위급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소버린의 발표에 담긴 진의 및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있다. SK는 소버린의 주장이 그동안 SK가 추구해온 주주가치 경영방식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개혁요구 강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는 소버린의 주장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기 위한 포석인지 원칙적인 입장표명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소버린측이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주주이익 극대화 등은 적극 수용한다”면서도 “SK㈜가 가꿔온 기업철학이 높은 수준인데도 과감한 개혁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라는 요구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홍병문,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