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타협을 중시해 온 국민회의 한화갑 총무 심기가 최근 몹시 불편하다.韓총무는 지난 2일 출입기자들과의 신년오찬 자리에 앉자마자 『총무직을 내놓겠다』며 한나라당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한나라당의 정보위 열람실 난입사건으로 민생·개혁 법안 처리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않겠냐는 것이다.
韓총무는 이어 『한나라당도 강경총무를 만나 한번 일해봐야 한다』면서 『야당과의 대화를 주장할 명분이 없다』며 당내 강경기류를 설명했다.
韓총무는 『이제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정균환 사무총장 등 모두가 강경기조로 돌아섰다』며 『자신이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鄭총장은 韓총무에게 『형님말대로 해서 일 되거소』라며 평소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온 韓총무에게 푸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韓총무를 진짜 화나게 한 이유는 이번 정보위 열람실 사건을 비롯해 그동안 한나라당측의 배신감 때문이다.
韓총무는 『나와 같이 한 말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하니 일을 할 수가 있나』며 거듭해서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강조했다.
『야당에 끌려가더라도 법안통과라는 실리를 얻고자 했던 것이 원내전략이었다』고 밝힌 韓총무는 또 『원만한 국회운영을 위해 그동안 체포동의안 처리에 모든 노력을 다했는데 돌아온 것이 법안 통과조차 시켜주지 않은 것』이라며 『나같은 무능력한 사람이 원내총무를 맡아서야 되겠느냐』며 말했다.
韓총무는 『과거 야당때 생각해서 그동안 배려도 많이 했다. 또 「방탄국회」인지 알면서도 민생법안과 외국투자법안, 실업대책과 관련법안의 통과를 위해 그동안 참아왔다』며 『이제는 아니다. 당은 당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 韓총무는 『한나라당이 임시국회를 또다시 열려는 명분으로 정보위 열람실을 부수고 들어갔는데 또다시 임시국회를 열수가 있겠느냐』며 『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韓총무는 『더이상 국회가 삼한시대 범죄인들의 도피처인 「소도」 국회가 될 수는 없다』면서 『임시국회가 필요하면 전화 한 통화만 했어도…』 라며 한나라당의 돌출행동에 못내 아쉬움을 나타냈다.【장덕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