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안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기초선거 공천폐지에 대한 민주당의 조속한 입장 정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지난 25일 김 대표 등에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의를 위한 회동을 공식 제안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 서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대전시당 창당준비위 발기인 대회'에서도 "눈앞의 실리보다 더 큰 정치의 길을 가야 한다"며 민주당에 기초선거 '무공천' 동참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24일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주장을 통해 '정치혁신'이라는 명분을 챙기면서 지방선거에 앞서 야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의 연이은 기초선거 '무공천' 공세에 민주당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민주당은 당초 지방선거에서의 '실리론'을 강조하며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유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었다. 이미 새누리당이 정당공천을 유지하기로 확정한 상황에서 공천을 하지 않을 경우 기초선거에서 대패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민주당 내부에서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이 최근 전방위 공세를 펼침에 따라 민주당에서도 '명분론'을 저버리기 어렵게 됐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처럼 공천을 안 한다는 결단을 내리면 민주당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초선거 공천 포기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