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무바라크 이후 중동질서 변화에 대비해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물러나면서 이집트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렸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 자극받아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지 18일 만의 일이다. 국가운영을 넘겨받는 이집트군 최고위원회는 권력의 민정이양과 국제협정 준수 등을 다짐하며 정국의 조기수습에 나섰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다. 포스트 무바라크 이후 전개될 이집트는 물론 중동 지역의 질서변화를 주시하며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을 비롯한 영국ㆍ이스라엘 등은 일제히 환영하며 재정적 지원 등 이집트에 필요한 지원을 다짐했다. '이집트 리스크'로 불안해 했던 국제금융시장도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다. 지난주 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주식시장은 중동 지역의 불안감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로 상승세로 마감했고 국제유가는 물론 금값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하락했다. 튀니지에 이어 무바라크 정권마저 무너지면서 중동질서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무바라크의 하야로 큰 소용돌이는 피했지만 앞으로 이집트의 민주화가 마무리될 때까지 과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집트군이 민정이양 등을 다짐했지만 세계사적 경험으로 볼 때 앞으로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어떤 성격의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이집트의 대외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무바라크 하야 자체보다 앞으로의 상황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확산되면서 중동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이집트 다음은 예멘이라며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것은 중동의 민주화 요구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우리라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격변기를 맞고 있는 중동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중동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집트발 정치불안이 다른 산유국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수출은 물론 국제유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중동 지역의 수출이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집트와 추진 중인 원전 1기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및 지하철 프로젝트 등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과도정부와의 긴밀한 관계유지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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