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선 명품회화로 새 옷 갈아입은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 풍속도첩·변상벽 묘작도 등 서화관 회화실 113점 교체 전시

변상벽의 묘작도. 변상벽은 영·정조대(18세기)에 황동했던 궁중화원으로 특히 고양이를 잘 그린 것으로 이름을 날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들어 두번째로 옷을 갈아입는다. 조선시대 회화 중 명품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이 대거 교체 전시되며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

전시품이 교체되는 곳은 풍속화실ㆍ인물화실ㆍ산수화실ㆍ화조영모화실ㆍ궁중장식화실 등 서화관 회화실의 총 44건 113점이다.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 가운데 선별된 것으로, 김홍도(1745~1806)를 비롯해 이계호(1574∼?)ㆍ변상벽(18세기)ㆍ신위(1769∼1845)ㆍ채용신(1850~1941)ㆍ안중식(1861~1919) 등 화단을 대표하는 유명 화가들이 그린 화조ㆍ영모, 궁중회화 등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난 달 30일부터 교체된 풍속화실과 인물화실은 보물 제527호인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 가운데 '우물가', '담배썰기'와 신윤복(1758~?)의 '여속도첩(女俗圖帖)이 나란히 선보여 조선이 낳은 대표적인 두 화백의 예술 세계를 비교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인물화실에 새롭게 전시되는 작품 중에는 채용신이 1928년에 그린 '이석우 부부 초상'이 주목할 만하다. 이석우(1855~1932)는 전의(全義) 이씨 31세손으로, 1901년에 화순군수를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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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실은 현재 개최 중인 '표암 강세황- 시대를 앞서 간 예술혼' 특별전(6.25~8.25)과 연계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우선 강세황(1713~1791)의 제자로 알려진 김홍도의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는 현재 전해지는 병풍과 부채 그림이 함께 소개돼 두 작품을 비교할 수 있다. 강세황과 가장 가까운 벗이었던 연객 허필(1709~1768)의 '묘길상'도 전시되고, 심사정(1707∼1769)ㆍ이인문(1745~1824)의 주요 산수화들을 한 자리에 선보여 18~19세기 문예 부흥기 산수화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화조영모화실에는 사군자ㆍ화조화ㆍ영모화(화조화 중 털 있는 짐승을 그린 것) 등이 고루 선보인다. 그 중 조선의 3대 묵죽화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신위의 대나무 그림 3점이 있다. 특히 전시품 가운데 '녹죽綠竹'은 연한 녹색으로 댓잎을 그려, 같은 소재를 그린 스승과 제자의 그림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또 변상벽의 대표작 '묘작도(猫雀圖)'와 '계도(鷄圖)'가 오랜만에 함께 선보인다. 동물의 털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묘사한 필력과 따뜻한 색감, 정겨운 분위기 등을 통해 조선후기 영모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궁중장식화실에서는 '조선시대 궁중행사도 I - 한국서화유물도록 제18집'을 통해 소개된 '진하도(陳賀圖)'가 선보인다. 1783년 유언호(1731~1796) 등 12명의 관원들이 장헌세자와 혜경궁 홍씨에게 존호(임금이나 왕비의 덕을 기리는 뜻으로 올리는 칭호)를 올렸던 행사를 마치고 제작한 그림이다. 1폭부터 6폭까지는 진하 장면이 그려졌으며, 7폭~8폭에는 관원들의 좌목(앉을 자리의 차례를 적은 목록)이 실려 있다. 금 안료, 유려하고 능숙한 필치 등을 통해 비단 위에 궁중화원의 뛰어난 솜씨로 그려진 장대하고 화려한 궁중행사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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