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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근로자들이 출산이나 육아 휴직 후 복직했을 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내 자리가 없다고 느끼는 상실감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또 그로 인한 경영 손실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휴대폰케이스의 금형사출 제조기업인 ㈜신영프레시젼의 신창석 대표이사가 늘 되뇌는 말이다. 결혼과 출산·육아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지만, 신 대표는 시류에 상관없이 수년째 이를 자신의 경영 철학으로 강조해 왔다. '중도 퇴사는 없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이에 90일간 임금 상실 없는 산전후 휴가와 1년의 육아 휴직을 보장하고 있으며, 육아 휴직 사용자는 경력 단절 없이 전원 복귀시켰다.
신영프레시젼은 전체 근로자 330명 중 167명, 즉 절반 이상인 51%가 여성 근로자다. 제조업 여성 근로자의 상당수가 계약직이거나 비정규직인 것과 달리 이곳의 여성 근로자들은 '100% 정규직'이다. 휴대폰 제조회사의 특성상 장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여성의 잠재력이 더 탁월하다는 것이 경영진의 경험과 판단이다.
이에 회사가 별도로 관리하는 핵심인재군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2%에 달한다. 15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율도 여성이 더 높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표방하는 이곳은 지난 한 해 여성근로자에게 지급한 보건수당만 8,120만원이 넘는다. 이 보건수당은 근로기준법이 보장한 월 1회 무급 생리휴가를 대신한 것. 원칙적으로는 보건수당을 따로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를 통해 여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근무환경 조성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는 CEO의 철학이 반영됐다.
신 대표는 "기계는 24시간 가동하되 사람은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좋은 환경, 특히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에서 좋은 제품이 나온다"고 거듭 힘주어 말한다.
회사가 보유한 최신의 금형 가공기술을 비롯해 수십 건의 특허 기술이 있고, 설비 자동화와 작업 공정의 표준화를 달성했음에도 여전히 사람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휴대폰 기기가 민감하고 섬세한 만큼 그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려면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고, 이들을 관리하려면 혜택과 복지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내수와 해외수출 물량까지 기한 내 맞추려면 명절 연휴를 반납한 채 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24시간 철야근무가 불가피한 상황도 생긴다.
회사는 여성 근로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부사원들의 고충을 반영해 수당과 복지 혜택을 제공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신영프레시젼 본사 앞마당에서는 매년 5월 사내 장미축제가 열린다. 꽃도 피고, 여성 인력의 꿈도 만개한다. 신영프레시젼은 앞서 2012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