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루블화 폭락에 커지는 기아차의 고민

"팔수록 손해" 러 수출물량 다른 유럽국가 이전 방안 검토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제너럴모터스(GM)와 아우디, 재규어 같은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러시아 수출을 중단한 가운데 기아자동차도 슬로바키아와 국내에서 러시아로 가는 물량의 일부를 다른 유럽 국가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서 팔리는 기아차의 약 30%가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씨드와 스포티지, 뱅가 등을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들어 11월까지 러시아에서 17만5,491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루블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러시아 현지에서 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일부 공급물량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방안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바키아와 국내 공장의 러시아 수출물량이 검토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모닝과 K3, K5, 쏘렌토 등이 러시아로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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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슬로바키아와 국내에서 러시아에 수출하는 물량 중 일부를 다른 유럽국가로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 들어 러시아 판매가 3.6% 줄었지만 전체 시장이 11.6%나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루블화 가치가 40% 이상 폭락하면서 기아차도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기아차가 현대차(16만4,396대)보다 판매량이 더 많고 현대차와 달리 현지 공장이 없어 환율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기아차는 환율 악화 등으로 올해 958억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기아차는 이에 대해 "현재 러시아에 나가는 슬로바키아 공장 물량이 줄어든 것은 없고 국내에서의 수출량은 다소 줄었지만 이는 시기적 요인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아직 러시아 판매와 관련해 확정된 안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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