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근사한 남자' 조건은 짐승남? NO!

■ 채정호 교수의 남자수업 (채정호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이 시대는 근육질의 짐승남, 꽃미남, 훈남에 열광하고 마치 그들만이 '진정한 수컷'인 양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남성에게 필요한 것은 나이가 들면 사라지는 복근이나 팽팽한 피부가 아니라 열정과 배려, 역경을 이겨내는 의지가 아닐까.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정신과 교수는 남성보다 우월한 능력을 자랑하는 알파걸의 압박과 무한경쟁 시대에 갈등하는 남성들에게 남자로 사는 '고통'보다는 '근사함'에 대해 설파한다. 누군가의 인생 동반자가 되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직장을 다닌다고 또는 한 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만으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듯 시간이 흐르면서 힘이 세지고 수염이 자란다고 해서 진정한 남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잘라말한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직장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저마다의 역할에 맞는 최고의 인생을 찾는 과정에서 '근사한 남자'는 완성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와 아직 남자로 살아가는 것이 벅찬 이 땅의 수많은 '수컷'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줄 친절하고 경험이 풍부한 조언자이다. 근사한 남자로 살아가기 위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다면 삶의 역경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고 꿈을 성취하거나 무한경쟁 시대의 갈등을 이겨내지도 못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남자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에서 저자는 권투 선수의 훈련을 도와주는 트레이너의 예를 든다. 선수의 배 근육을 단련시키고 맷집을 키우기 위해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권투 선수의 배를 쉴 새 없이 때리는 트레이너의 존재가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권투 선수를 키워낸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역경이 있기에 더욱 강해지고 지혜로워지며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속삭인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형이 동생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들려주듯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그의 글 행간마다 또 다른 수컷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깊은 신뢰가 느껴진다. 1만 2,8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