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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세계 SSG푸드마켓. 국내에서도 최근 인기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 프리미엄슈퍼마켓에 들어서자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에 나선 주차담당 직원이 가장 먼저 고객을 맞았다. 국내 유통업체 중 전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주차서비스에 나선 곳은 이곳이 처음이다. 매장 내부에 들어서자 카트에 식품관 쇼핑 품목을 가득 싣고 이동하는 '익숙한' 풍경을 찾아볼 수 없다. 무료 물품보관 서비스와 주차장ㆍ정류장 등지로의 '포터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다수가'빈손으로'외식ㆍ의류 매장을 찾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근거리에 위치한 갤러리아 명품관의 식품 매장인 '고메이494(Gourmet 494)'. 식품관과 레스토랑을 유기적으로 접목한 모델로 입소문을 탄 이곳은 식사시간이 아님에도 대기 줄이 상당했다. 한 30대 여성 고객은 "두 번째 왔는데 지난 번엔 결국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다"며 몰려든 고객에 혀를 내둘렀다.
올 들어 잇달아 등장한 '업그레이드'형 고급 식품 슈퍼마켓들이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으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프리미엄슈퍼마켓은 안전 먹거리를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구미권에 이어 국내에서도 주목 받는 신모델이다. '슬로푸드'의 역사가 긴 구미권에서 유기농으로 주목 받았다면 국내에서는 생산이력 등을 밝힌 안전식품과 맛 경쟁, '쇼핑 이상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월6일 오픈한 신세계 SSG푸드마켓 청담점은 무료 발레파킹, 구매물품 보관 ㆍ이동, 근거리 무료배송(3만원 이상) 서비스 등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계산대 직원들은 깨지기 쉬운 물건을 일일이 스티로폼형 포장재에 담아주는가 하면 고객의 주소로 할인품목 및 생산지 탐방 등을 담은 소식지도 매월 배송해 준다.
갤러리아 명품관이 10월 5일 선보인 고메이494 역시 '업그레이드'서비스가 돋보인다. '바이 빅(Buy Big)' 서비스는 쌀ㆍ화장지ㆍ생수 등 부피가 큰 56개 품목을 매대에 위치한 작은 상품 카드로 구매하게 한 뒤 고객의 차량까지 물품을 직접 가져다 준다. 1~2인용 식품ㆍ공산품을 국내 최대 규모로 구비하자 '싱글족'들의 환영이 이어져 이달 말에는 주방용품까지 소형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식재료를 취급하는 직원들은 '에어 샤워룸'을 거쳐야만 매장 진입이 가능하며 즉석에서 식재료를 다듬어주는 '컷앤베이크', 뿌리 채 판매하는 '채소 텃밭'도 인기다. 무엇보다 고메이494의 '얼굴'이 된 것은 식재료 판매 매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각종 레스토랑. 국내 각지의 맛집을 발굴해 입점시키자 이태원 명물 피자와 타 매장의 치즈샐러드를 함께 먹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속초산 코다리냉면이 인기 겨울메뉴가 됐다. 주문 번호표에 위치 추적 서비스를 내장, 직원들이 주문한 음식을 '소리 없이' 가져다 준다. 갤러리아는 매월 인기 레스토랑의 순위도 발표해 고객 편의를 돕는다.
8월 30일 여의도 IFC몰에 개장한 CJ '올리브마켓'은 매대 바로 옆에 고객 테이블을 위치하게 해 식사 시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샐러드와 한식 도시락, 피자 등 2~3가지 서로 다른 매장의 메뉴를 구매해 함께 먹는 것도 이곳의 트렌드. 매대별로 직원이 배정돼 구매 편의를 돕고 CJ적립카드만 제시해도 10% 할인혜택을 준다. 쿨파스타 샐러드와 닭가슴살, 아스파라거스 구이를 골라 포장해 가던 한 남성 고객은 "입맛에도 맞고 유학시절 생각도 나 퇴근 길에 자주 들른다"며 "바쁜 점심 사무실에서 한끼 해결하기에도 이곳 도시락과 샐러드가 일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