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기반등했지만 "펀드런 올까" 우려도

폭등장 매수주체는 연기금 뿐…투신은 매도 우위<br>원금 회복 감지땐 투자자들 증시서 발 뺄 가능성<br>"1,600넘어도 손실규모 커 손절매 쉽지않아" 분석도

증시가 올 들어 최대폭으로 올랐다. 코스피지수는 8일 5.15% 폭등하며 이달 하락분을 단숨에 만회했다. 모든 투자자들이 바라던 증시 반등이 찾아왔지만 근심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실제 이날 강한 매수 우위를 보인 건 연기금(2,044억원 순매수)뿐이었고 투신은 하루 만에 ‘팔자’ 우위로 돌아섰다. 베어마켓 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이른바 ‘펀드런(대규모 펀드환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환매가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진 않겠지만 올 들어서만 코스피지수가 2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원금 회복이 감지될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반등 시작되나=코스피지수가 72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8일 증시에서 1,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인 매수주체는 연기금뿐이었다. 지난주에만 3,563억원 순매도를 보인 투신권은 이날도 매도 우위를 보였고 ‘큰손’ 자금인 사모펀드에선 무려 2,109억원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호가 상승은 일어났지만 실질적인 수급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걸 보여줬다. 다만 프로그램 매매에서 3,626억원 순매도를 보이며 11일 ‘쿼트러플 위칭 데이’를 앞두고 수급 부담을 덜어낸 게 그나마 위안을 삼을 만하다. 바닥을 딛고 단기 반등이 이뤄졌을 때 가장 큰 걱정거리는 펀드 환매에 대한 우려다. 상반기 코스피지수 1,900포인트를 찍으며 전고점에 도달했던 지난 4~5월에 한차례 겪은 바 있다. 3월 중순 1,500대 후반을 바닥으로 상승랠리가 시작되자 보름여 만에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환매가 시작됐다. 이후 고점에 도달했던 5월 초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자금 순유출이 지속적으로 감지됐다. 4월과 5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출금된 금액만 5조7,386억원에 달하고 입금된 금액을 감안해도 4월에 1,355억원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매는 떨어질 때는 잘 안 나타나고 반등할 때 손실을 만회하려고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환매에 대한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상반기에 환매하지 못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도 이렇다 할 손을 쓰지 못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다시 찾아온 랠리에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기금 투입으로 1,500대까지 반등을 일궈낼 순 있지만 그 이상의 랠리를 위해서는 투신권의 매수 수급이 필수적이다. 환매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경우 오늘 같은 상승은 금방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환매 배제할 수 없지만 많지 않을 것=증시 전문가들도 환매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1,600대 이상 올라도 두자릿수대 손실인 상황에서 손절매하고 현금화하긴 쉽지 않다”고 보면서도 “많진 않겠지만 일부 고객들의 환매는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도 “주가 급락 과정에서 대처를 못했던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부분 환매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펀드 환매가 대규모로 이어져 국내 증시를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정부와 금융당국이 펀드 대량 환매에 대비해 유동성 지원 방안들을 검토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책을 꾀하는 상황인데다 상반기 때 사례에서 보듯 단기 반등이 왔다고 과감하게 손절매에 나서긴 쉽지 않다는 관점도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펀드자금은 지수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지수가 오른 뒤에 환매가 일어나지 환매가 지수의 상승을 막진 않을 것”이라며 “환매에 대한 걱정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증시 수급에 대한 일상적인 우려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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