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매출 13배 성장…커지는 도박중독자 한숨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 10년 빛과 그림자<br>음주자 입장에 10만원 베팅한도 안 지켜져<br>인근엔 1,200%대 고리 불법대출업소 성업<br>5년후 독점권 소멸대비 종합리조트로 변신중

강원랜드 카지노 고객들이 지난 8일 오전6시 카지노가 폐장하자 입장 때 맡긴 가방 및 귀중품 등을 찾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그만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습니다." 강원랜드 카지노 객장 앞에서 지난 8일 만난 40대 김모씨는 "도박으로 10억여원의 가산을 탕진한 뒤 도박꾼의 베팅액을 늘려주는 도우미 생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북 인근 모텔에 기거하며 카지노로 출근해 이른바 '병정'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전주들의 베팅을 대신해주며 수고비조로 돈을 받는 역할이다. 김 씨는 "많게는 한 달에 몇 백만원을 벌어도 또다시 카지노로 탕진한다"며 "나 같은 사람이 이 동네에 500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개장 10주년을 맞는 내국인 전용 강원랜드 카지노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연매출 1조 2,000억원, 10년 만에 13배 초고속 성장=강원랜드는 1998년 강원도 정선·영원·태백·삼척 일대 폐광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뒤 2000년 스몰카지노를 시작으로 2003년 메인카지노를 개장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매출액은 첫해 884억여원을 기록한 뒤 2007년 1조를 넘겼고 올해는 9월까지 9,566억여원을 올리면서 올해 말까지 1조2,000억여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만에 약 13배의 기록적인 성장세다. 메인카지노를 개장한 2003년(6,642억여원)과 비교해도 매출이 2배가량 늘었다. 입장객 수도 첫해 20만9,349명에 달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겼으며 올해 9월까지 230만여명이 입장해 올해 말까지 3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평일 8,000명, 주말에는 1만3,000여명 정도가 몰린다. ◇불법·탈법 온상 된 카지노=강원랜드는 고성장과 함께 사행성 논란과 불법·탈법 부작용 등 사회문제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각종 횡령과 '칩' 세탁 등 내부직원의 각종 비위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강원랜드 안팎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은 도박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준다. 카지노장 내부에서는 출입이 금지된 주취자들이 버젓이 돌아다니며 일반 객장에서도 10만원의 베팅한도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카지노 출입구에서 음주측정기를 활용하고 있지만 객장 내에서 비틀거리거나 술 냄새를 풍기는 고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일반객장에서는 최대 베팅액이 10만원인데 룰렛과 같은 게임에서 10만원짜리 칩인 노란색 칩과 다른 칩을 같이 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지만 특별한 제재는 없다. 한 사람이 여러 대의 게임기를 돌리는 것은 일상적인 현상이다. ◇연 1,216% 살인불법대출 성행=도박중독자들이 불법대출에 손을 내미는 것은 정해진 순서다. 강원랜드 입구인 사북사거리는 8일 새벽까지 각종 대출을 알선하는 20여개의 '전당사'들이 화려한 네온사인을 밝히고 있었다. 이들이 취급하는 대출상품은 자동차, 명품가방이나 시계, 신용카드, 귀금속 등 다양하다. 이들 전당사의 이율은 3일에 10%다. 하지만 실제 전당사들은 오전6시 돈을 빌려줘 카지노가 폐장하면 받는 이른바 '햇빛대출'을 한다. '단리'로만 계산해도 연 1,216%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이율이다. 전당사를 운영하는 A씨는 "객장에 비치된 ATM기의 신용카드 서비스도 소용없는 신용불량자 등이 주로 들린다"며 "다른 방법이 있으면 웬만하면 오지 말라"고 조언할 정도다. 최근에는 휴대폰을 개통하면 나오는 정부보조금 20만원을 빌미로 1인당 최대 4대를 개통해 80만원의 급전을 만드는 신종 수법도 활개를 치고 있다. 송재범 전 고한사북남면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은 "전당사가 너무 많다 보니 단속도 잘 안 되고 지역 이미지도 굉장히 나빠지고 있다"며 "전당사라는 이름을 바꾼다든지 간판 크기를 줄이는 등 가능한 대안부터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2015년 카지노 독점권 소멸 이후 대비해 변신 중=199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내국인 전용 카지노의 독점 운영권은 오는 2015년에 종료된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2012년까지 '하이원' 브랜드를 통한 사계절 가족형 종합리조트로 변신하게 된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스키장ㆍ골프장 등 종합리조트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더 늘면서 매출이 더욱 상승한 것 같다"며"앞으로 워터파크와 탄광문화촌 등을 새로 지으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컨설팅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2년 국제스키연맹 총회 개최가 변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후 카지노와 더불어 혹은 카지노 없이도 지난 10년간 발전했던 과거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판명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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