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산업공동화 일본에서 ‘공장 관광’ 인기

“공장 가스탱크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어요.” 경기침체와 엔고(円高)로 산업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 연기를 내뿜는 공장 굴뚝과 대형 발전설비 등이 들어선 산업단지를 둘러보는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과거 환경오염의 근원지로만 인식돼 온 공장시설들이 관광지로 새롭게 조명을 받기 시작하면서 도쿄 인근 가와사키(川崎)시 등 공업지역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괴짜들의 독특한 취향으로만 여겨졌던 소위 ‘고죠모에’가 확산되면서 공업단지가 이색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죠모에(工場萌)’란 일본에서 공장과 산업단지의 굴뚝이나 배관, 탱크 등 중후한 구조와 야간조명 등을 감상하는 것을 취미 삼는 사람들로, 공장 내부 견학보다는 외관에 초점을 둔다. 가와사키시가 제공하는 일부 공장 버스투어 상품의 경우 40명 모집에 400명의 신청자가 몰려들 정도. 밤에 배를 타고 석유정제시설이나 화학공장, 철강공장 외관을 먼발치서 구경하는 야간 크루징 상품은 1인당 4,000엔(5만6,000원 상당)의 싸지 않은 가격에도 한달 뒤까지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태다. 가와사키시가 관광객 유치에 성공하면서 다른 공장지역도 관광상품을 만들어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현재 가동중인 공장도 월드해리티지 지역으로 승인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공장을 동남아 등 해외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일본 내 종업원 10명 이상 공장은 지난 99년 이후 10년간 21%가 줄어 2009년 현재 12만6,500개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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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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