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신세계와 KT·한국전력 등 25개 기업이 "종부세가 과다 징수됐다"며 관할세무서 17곳을 상대로 낸 종합부동산세 부과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 판결이 파기환송심 등에서 확정되면 25개 기업은 세금 180억여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의 키워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었다. 정부는 2008년 이후 종부세와 재산세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80%)을 곱해 세금을 계산하도록 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공제액이 줄었고 결과적으로 내야 할 종부세가 늘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2심은 "국세청의 종부세 부과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종부세법의 기본취지에 비춰 재산세 공제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과다 납세한 세금을 돌려받기 위한 추가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이후 국세청이 이런 방식으로 납세자에게 더 거둬들인 세금은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종부세를 납세고지서대로 내는 '부과고지' 방식으로 납부한 경우 고지서를 받은 뒤 90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환급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