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국채 거품 붕괴 우려에… 아베·일본은행 일제히 시장 개입

증시 1만5000선 뚫었지만 국채금리 13개월 만에 최고<br>BOJ 공개시장 조작 이어 정부도 구두 개입 힘 보태


15일 일본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국채 거품이 붕괴될 우려가 제기되자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일제히 시장개입에 들어갔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5년4개월 만에 1만5,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연일 호황을 맞고 있지만 국채금리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 급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일본은행(BOJ)이 공개시장 조작에 나서고 아베 신조 총리가 구두 개입하는 등 당국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29% 급등한 1만5,096.03에 장을 마쳐 지난 200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만5,000선을 돌파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고 일본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 또한 달러당 102엔선을 안정적으로 고수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반면 이날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0.92%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1개월 만의 최고치며 지난달 4일 0.31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데서 불과 한달 만에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이로써 10년물 국채금리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일단 전문가 대다수는 이 같은 현상이 일본 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투자가들이 국채를 버리고 주식시장으로 옮겨간 여파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다른 선진국인 미국(1%대 후반), 독일(1.3%대) 등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점을 들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관련기사



하지만 국채금리 급등세가 일본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40%에 육박해 국채금리가 급등하면 정부의 이자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10년물 국채금리가 2%포인트 올라갈 경우 일본 정부의 추가 분담비용은 3년간 매년 8조엔에 달한다. 일본 정부가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로 짠 올해 추가경정예산이 13조1,000억엔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

금리 상승세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불안해진 국채 투자자들이 국채시장 출구 쪽으로 몰리면 수십년간 이어져온 일본 국채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극단적인 예상이기는 하지만 '일본 재정집행 둔화→경기둔화→주식폭락→엔화가치 폭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BOJ는 공개시장 조작에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BOJ는 단기금융시장에 2조8,000억엔을 풀었다. 이와 관련, BOJ 관계자는 "BOJ의 이번 움직임은 국채금리 급등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한때 10년물 국채금리는 0.81%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다시 반등했다.

아베 총리 또한 국채시장에 구두 개입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일본국채시장이 국채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BOJ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4일에도 아마리 아키라 경재재정ㆍ재생상이 "국채금리 급등은 이자 지급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재정건전성에도 좋지 않다"고 언급하고 13일에는 오부치 유코 일본 재무 선임차관도 "국채시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당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