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부채 비율을 50%대로 줄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께 주주 우선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재영(44·사진) 승화프리텍(111610)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정상화의 첫 단추로 과다 부채를 꼽으면서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208%였던 부채 비율을 지속적인 상환을 통해 현재 130%까지 낮췄다"며 "73억원가량의 은행 채무 중 절반 정도는 올해 안에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13억원가량의 공사 미지급금도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8월께 증자를 실시해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승화프리텍의 실적도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4억4,849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액도 112억6,850만원으로 전년보다 15.1%나 감소했다. 외부에서 돈을 빌려 빚을 갚아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해도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다. 회사가 사업을 잘해서 돈을 벌어야 구조적으로 기업의 생존이 보장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올 하반기에 해외 사업을 강화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라텍스 혼합 콘크리트 노면 포장(LMC공법)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공사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며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지역에 300㎞ 규모의 도로 포장 공사 수주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으로 연 매출 300억~400억원 규모"라고 소개했다.
건축 부문에서도 해외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승화프리텍이 지분 51%를 보유한 E&M이 브라질의 포스코 제철소 공사를 맡고 있다"며 "현지를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 추가 발주가 나오면 직접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승화프리텍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지난 2012년 시작한 서울 마리나 사업이다. 이 사업은 컨벤션 및 요트 대여 등의 영업을 한다. 회사 측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리나 사업에 총 400억원을 투자했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마리나 사업에서 컨벤션 부문에서는 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요트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 마리나 사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는 요트 사업에서 의미 있는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체적으로 요트 면허교육 사업을 본격화해 요트 대중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 3월 승화프리텍에 이사로 합류한 뒤 건설 부문 경영을 맡아오다 한 달 만에 최대주주가 됐다. 지인들과 함께 캔버스투자조합을 꾸리고 4월29일 30억원을 투자해 6.40%(181만8,181주)를 취득했다. 이후 지난달 16일에는 전영실씨 등 특수 관계인 4명과 주식 공동보유 합의 및 의결권 위임 계약을 맺고 지분을 9.6%(272만 7270주)로 늘리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직원에서 최대주주가 된 배경에 대해 이 대표는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난해에 영업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회사에 직원으로 입사한 뒤 사주가 되겠다고 생각할 만큼 가능성이 무한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승화프리텍의 올해 매출 목표는 250억원이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본업에 충실하면 지난해의 두 배인 25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1·4분기에 50억원가량을 달성했으니 조금 더 분발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