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가진 전세계 젊은이들이 애플과 구글, 그리고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부산으로 몰려들 수 있게 시간이 좀 걸려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기업 유치는 물론 전략산업 육성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등 경제체질을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서병수(사진) 부산시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올해는 부산의 새시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부산은 서울에 이은 제2의 도시로 손색이 없었지만 지역 인재가 이탈하고 산업기반이 침체되면서 점점 과거 영광이 많이 퇴색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대로 그냥 두면 부산은 대한민국에서도 제3, 제4의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실정이다. 서 시장이 인재와 기업들이 몰려드는 기업도시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도 이 같은 절박함이 묻어 있는 셈이다.
그는 "부산의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해 인재육성과 기술혁신을 위한 'TNT 2030'을 올해부터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TNT 2030'은 서 시장이 시정 핵심으로 내걸고 있는 '인재와 기업이 몰려드는 부산'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부산의 인재(Talent)와 기술(Technology)의 잠재 역량을 극대화해 2030년 부산을 세계적인 창조혁신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이를 위해 서 시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담조직을 두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일자리가 만들어 져야 젊은 인재들이 몰려 들고, 이들이 안착하면 창업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여기서 애플과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서 시장은 700억원의 글로벌 벤처 투자 펀드를 직접 조성할 정도로 창업기반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지역에 창업투자회사도 유치하고 창업 관련 엔젤펀드의 네트워킹도 강화하겠다"며 "부산에 가면 창업자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도록 해 창업에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부산에 모여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뿐만 아니라 울산과 경남도 등 인근 지역과도 협력을 강화해 범경제공동체를 구축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서 시장은 "올해부터 부산과 울산, 경남과의 협업을 강화해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과 맞먹는 경제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각 지역별 강점 산업을 연계하고 자원을 같이 쓰면서 부·울·경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 시장은 2028올림픽 부·울·경 공동개최도 검토하는 등 부·울·경 경제공동체 구축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사람, 자본, 산업이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지금의 체제를 바꾸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결국 지역 도시들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시장은 북한 개방 이후를 대비한 환동해 시대에도 적극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지이며, 환황해와 환동해의 결절점에 위치하고 있어 동북아 경제권의 인적·물적 교류의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앞으로 북한이 개방되면 나진항을 통한 중국과 러시아 대륙의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부산항을 글로벌 항만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