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되는 인도 최대 영화산업 벨트인 볼리우드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볼리우드의 주요 영화 제작자들에 따르면 최근 유명 배우들의 출연료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작년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폭락했다.
영화 제작 편수도 지난해 보다 30∼40% 가량 감소하는 등 인도의 영화 제작 전반이 극심한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수억 명의 관객을 둔 인도 영화시장은 지난 몇 년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국내외에서 거대 자본의 유입을 가속화시켰다.
특히 인도의 억만장자인 아닐 암바니가 이끄는 아닐디루바이암바니그룹(ADAG)은 수십억달러의 자본을 투입해 거대 영화 제작 및 유통업체인 빅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비아콤과 NBC, 소니, 타임 워너 등도 각각 수억달러씩을 투자해 영화제작과 배급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 입장료 수입 등이 크게 줄면서 몇 년간 고속성장을 거듭해 온 영화 산업의 버블이 터지기 시작했다. 볼리우드 영화의 또 다른 구매자인 케이블TV 채널들도 경제위기 속에 광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새로운 콘텐츠 구입을 꺼리고 있다.
20세기 폭스와 공동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UTV영화사의 론니 스크루발라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는 아무렇게나 콘텐츠를 만들어도 모두 팔려나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이런 콘텐츠를 사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도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이 프로리그로 새단장하며 안방극장을 장악하게 된 점도 영화팬들을 볼리우드에서 멀어지게 한 다른 요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