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신수종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바이오사업에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설비 확충이 이뤄지는 2016년부터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한(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9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바이오의약품포럼'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위탁생산 계약이 생각보다 잘 되고 있다"며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6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는 2차전지 의료기기 등과 함께 삼성그룹이 집중 육성하는 신수종사업이다. 2011년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등이 출자해 설립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3만ℓ(동물세포배양기 사이즈 기준) 규모의 제1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의 5배인 15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제2공장은 내년 3월 완공 후 1년 정도 생산 준비기간을 거쳐 2016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사장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당초 9만ℓ 규모로 계획했던 제2공장을 15만ℓ로 키웠다"며 "위탁생산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항체 항암치료제에 대한 10년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 로슈와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월에는 BMS와 추가로 생산확대 계약을 체결했다. CMO에서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437억원의 첫 매출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으로만 2020년까지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김 사장은 현재는 위탁생산에 집중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개발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200조원 규모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10년 내 3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약개발을 위해 2월 독일의 의약기업 머크와 당뇨치료제 공동 개발·상품화 계약을 맺었다. 김 사장은 "신약 개발은 바이오의약품 업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외 기업과 협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