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투어 "이젠 국내서 즐기세요"

골프장 공급 늘며 평일 부킹 여유생겨… 강원·호남지역 패키지상품 잇단 출시


‘이젠 국내에서 골프투어 즐기세요.’ 골프투어 하면 으레 동남아시아나 중국, 일본 등 해외 여행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을 이용하는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골퍼들의 투어 풍속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7일 골프투어 전문업체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 골프여행자의 10% 정도였던 국내 골프투어 이용자가 최근 1~2년 사이 30% 가량을 차지할 만큼 급증했다. 인기 골프투어 지역으로는 여전히 제주도가 각광을 받고 있다. 겨울철에도 라운드가 가능할 뿐 아니라 외국 여행의 부담이 없으면서도 육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식생과 지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36홀 또는 45홀 플레이를 하는 1박2일 상품의 가격은 왕복 항공료와 그린피, 숙박료를 포함해 29만9,000원부터 60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가격 차이는 이용하는 골프장과 숙박시설, 요일 등에 의해 결정된다. 강원도와 호남 지역은 새롭게 떠오르는 투어 지역이다. 삼척의 파인밸리, 정선의 강원랜드, 그리고 무주리조트와 전남 화순의 클럽900 등이 패키지 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들이다. 36홀 라운드와 호텔 1박의 일정이며 전문업체들의 기획 가격은 29만9,000원. 제주 지역과 달리 개별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이 밖에 강원도 속초의 설악프라자CC와 대명비발디파크 퍼블릭 등이 계절에 따라 1박2일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레이크힐스 계열의 안성 퍼블릭골프장(9홀)도 18홀 라운드 1회, 골프텔 1박, 골프연습장 무료이용 등을 묶어 11만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골프투어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신규 골프장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시장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골프장마다 오는 손님만으로도 영업이 됐지만 최근 이용객이 신설 골프장으로 분산되면서 특히 주중(평일)에는 남는 시간이 발생하게 돼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게 된 것. 상대적으로 골프인구가 적거나 대도시에서의 접근성이 뒤 처지는 지역일수록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골퍼들의 주머니 사정도 국내 골프투어 증가에 한몫을 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상당수의 여행객이 해외로 향하려던 발길을 국내로 돌렸다. 전문업체인 투어21(02-540-1951)의 임해용 팀장은 “강원도와 영ㆍ호남 지역에서 주중 패키지 상품에 관심을 갖는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 뒤 “국내 골프투어가 활성화되면 골프장의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외화 유출을 막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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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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