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스트 달러에 대비하라] <2> 글로벌경제 리밸런스 위기

美 급격 침체땐 세계경제 대충격<br>美 쌍둥이적자 1조弗훌쩍… 달러화 위상 잃어가<br>中등 통화절상 압력 반발 거세 불균형 현상 가속<br>유가 급등등 악재 돌발땐 자원 수출국 치명타 불가피



[포스트 달러에 대비하라] 글로벌경제 리밸런스 위기 美 주도 통화정책 곳곳 파열음美 쌍둥이적자로 달러화 위상 힘잃어 금융시장 불안中등 통화절상 압력 반발 거세 환율전쟁 가속화균형 잡으려는 '리밸런스' 현실화땐 경기위축 도미노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현재 국제 통화 시장은 미국의 경상수지를 안고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형국이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미국 주도의 통화정책에 파열음이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소비를 줄이는 대신 과거처럼 통상 및 통화 절상 압력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데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고 전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달러화의 연착륙이 필수적이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빚으로 유지되는 나라' 미국=전세계적인 환율전쟁의 근본 원인은 한마디로 미국이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비해 '씀씀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8,690억달러(약 810조원)로 GDP의 6.6%일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이드라인인 3%의 2배를 넘는다. 경상수지 적자 누적에 따라 미국의 해외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총 13조6,000억달러로 늘었다. 반면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제로(0)'에 가깝다. 쉽게 말해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경제력보다 6.6%를 더 소비하면서도 전세계에서 빌린 돈을 갚을 의지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 같으면 벌써 망했겠지만 미국은 다르다. 바로 세계의 중심 통화가 달러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쌍둥이 적자'의 공백을 달러화 채권을 발행해 충당하고 있다. ◇달러화 연착륙 미지수=이처럼 '신비로운 길'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과 신보수주의, 석유자원 독점, 뛰어난 과학기술, 금융자본의 완벽한 통제 등이 결합한 덕분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이유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믿음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면서 달러화도 과거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일본의 미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한해 동안 49억달러 줄었고 홍콩과 싱가포르도 각각 11억달러, 30억달러 줄었다. 또 달러화 대신 원유ㆍ금 등 실물상품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달러화가 완만하게 약세를 보이면서 '쌍둥이 적자'를 서서히 해소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 지난 85년 '플라자 합의'처럼 다자주의적 절충안을 마련, 미국의 고통을 다른 나라들이 떠맡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이 앉은 자리에서 외환보유액이 반토막 나고 '10년 불황'까지 시달린 경험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타산지석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의 급락을 예상해 각국이 미국 국채 등을 한꺼번에 내다팔면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달러화 연착륙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글로벌 리밸런스 가능성 상존=지금으로선 달러화 가치의 급락 가능성은 낮지만 관건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및 글로벌 공조체제의 작동 여부다. 앞으로 2~3년 안에 미국 경제가 급격히 침체할 경우 달러화 표시 자산의 집중 매도 및 달러가치 급락으로 세계경기가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로 급격한 글로벌 리밸런스(global rebalance)의 가능성이다. 지난 10월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담 및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도 세계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글로벌 임밸런스(imbalanceㆍ세계 경제의 불균형)'가 지목됐다. 현재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라는 위태위태한 불균형(글로벌 임밸런스) 현상이 미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이해타산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이를 더이상 참지 않고 급작스레 균형을 찾으려 할(리밸런스) 경우 전세계가 경기 위축의 도미노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능성은 낮지만 유가급등, 부동산 가격 급락 등 촉발 요인이 발생하면 달러화 가치 급락을 동반한 리밸런스 과정이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ㆍ브라질 등 자원 수출국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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