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경영 쇄신 한달] "연착륙 했지만 아직 시계제로"

계열사 1분기 실적 순항으로 경영은 안정화<br>日업체 반격·이건희 회장 재판결과가 변수로


“일단은 연착륙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도 ‘시계 제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라는 삼성의 ‘경영 쇄신’이 공표된 지 만 한달. 이 기간 동안 삼성은 한때 아노미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대폭의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분위기 일신에 나섰다. 계열사들의 지난 1ㆍ4분기 실적도 우려와 달리 순항하면서 경영 전반에 걸쳐 안정화되는 기운이 역력하다. 다만 그룹 주력인 정보기술(IT)산업에서 일본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게 진행되고 최종 재판이 끝날 때까지 아직 시일이 많이 남아 ‘내우외환’의 그늘이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는 힘들다. ◇쇄신의 연장선 이어진다=21일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 30여명의 계열사 사장들이 모인 가운데 이윤우 부회장이 첫 주재한 이날 회의는 평소와 큰 변화 없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삼성의 사회공헌활동 계획’과 ‘보험산업의 미래’를 놓고 토의를 벌였다. 겉으로 드러난 삼성의 모습은 이처럼 차분하다. 하지만 지난 한달 동안 삼성이 거쳐온 과정을 고려하면 지금은 일종의 ‘태풍의 눈’ 속이다. 그룹 계열사들은 벌써부터 우산(전략기획실)에서 벗어나 홀로 서기 체제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번주부터 조직개편안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일부 사업부의 통폐합 등 큰 폭의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이윤우 총괄 부회장은 ‘스피드’와 ‘효율’을 내걸며 경영혁신에 드라이브를 걸 참이다. ◇진정한 변화는 이제부터=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사장단 체제가 언제까지 갈지 미지수”라며 “지금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암중모색’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우선 전략기획실이 해왔던 계열사별 업무 조율과 그룹 단위의 투자 조정, 자원 배분 등에 대해 각 계열사들이 어떤 식으로 수렴해나갈지가 관건이다. 인사 형태를 보면 삼성전자가 그룹의 맏형 역할을 하면서 ‘조타수 경영’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략기획실의 역할을 충분히 대행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 부호가 남아 있다. 이건희 회장 등의 재판 결과는 그룹의 항로를 여전히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간신히 항로를 찾아가고 있는 그룹의 운명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삼성으로서는 무엇보다 ‘이재용 시대’로 가기 위한 체제 정비 작업이 필수다. 이는 그룹의 조직 전반을 수술하는 작업이고, 이를 얼마나 빠르고도 안정적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룹이 모토로 내건 ‘창조경영’의 결실도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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