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금은 자산관리 시대] <상> 안정적 자산 증식

다양한 상품으로 위험분산… '포트폴리오 투자'가 뜬다<br>펀드위주 재테크 한계 랩어카운트·ELS 등<br>여러 금융상품 묶은 자산관리 서비스 확산<br>1억 미만도 적극 유치 증권사 고객자산 급증




국내외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자 자산 증식 패턴도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식형 펀드 등 특정 투자상품의 수익률에만 집착하는 '재테크'성격이 강했던데 반해 지금은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후 종합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게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몰빵'투자에 따른 위험을 깨닫게 되자 보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리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재테크 지고 포트폴리오 투자 확산=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서만 무려 8조원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주가가 올라 펀드가 원금 수준에 근접하자 너도나도 회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 투자상품에 모든 것을 거는 재테크 문화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유한 여유자금을 펀드 등에 '올인'했던 투자자들의 경우 시장의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주식이나 채권을 비롯한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선물과 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자산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펀드에만 모든 것을 걸었다가 뜨거운 맛을 본 투자자들이 비로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셈이다. 우재룡 동양종합금융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1~2개 투자상품에 집중했던 재테크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을 묶은 자산관리 서비스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며 "위험을 분산하고 장기적인 수익을 노린다는 점에서 선진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고객자산 1년 만에 28% 급증=지금까지 자산관리 시장은 주로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자산관리는 거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런 인식을 과감히 깨트리고 있다. 거액 자산가뿐 아니라 1억원 미만의 자금을 가진 고객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자산관리의 대중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고객자산 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고객자산규모가 큰 삼성∙우리투자∙대우∙현대∙한국투자∙신한금융투자∙대신 등 7개사의 고객자산은 올 3월말 현재 514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99조8,000억원) 보다 무려 115조원(28.8%)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고객자산 가운데 주로 개인자금으로 구성된 리테일(Retail) 자산도 3월말 현재 336조1,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27.1%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초(306조9,000억원)와 비교해도 9.5%나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셈이다. 대우증권의 경우 리테일 고객자산이 지난해 보다 무려 44.4%나 증가했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대다수 증권사의 경우 1억원 이상을 맡긴 고객이 최근 1년 사이에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차별화 경쟁 치열=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2년전 '옥토'라는 브랜드로 자산관리서비스에 처음으로 뛰어든 이후 서프라이스(하나대투), 어카운트(미래에셋), 팝(삼성), 빌르브(대신), 스토리(대우)에 이어 올들어서는 QnA(현대), 아임유(한국투자) 등이 쏟아져 나왔다. 증권사들은 자산관리시장을 공략하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꾀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우대금리를 내세우고 있고,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펀드 관리와 전략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관계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너지가 부각되고 있고, 우리투자증권은 자산관리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이후 쌓아온 노하우가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자증권도 최근 들어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고 자산관리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증권사들의 경우 전체 수익의 60~80%가 단순 주식매매를 통해 올리고 있다. 자산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앞으로 자산관리의 수익비중이 전체의 50%정도까지 올라갈 경우 증시 시황에 상관없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자산관리서비스는 무조건 투자 수익률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노후설계, 절세 방안 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개인들의 금융 투자문화가 앞으로 장기적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발전하는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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