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제의 책] 承志園등 진짜명당은 이런 곳

■ 대한민국 명당… 이규원 지음, 글로세움


집과 무덤 등의 방위와 지형에 따라 사람의 운명과 화복이 결정된다는 풍수(風水)는 현대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사를 가거나 조상의 묘자리를 잡을 때 풍수지리를 따져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이들 중에서도 남달리 명당(明堂)을 좋아했던 이로는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생전에 자신이 지은 집터와 사무실 건물 뿐 아니라 공장부지까지 철저하게 풍수지리를 따져서 명당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이태원동의 승지원(承志圓)을 직접 방문한 이들은 하나 같이 모두 입을 모아 감탄할 정도로 이곳은 명당 중 명당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이 회장이야 말로 진정한 풍수 애호가라 할만하겠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풍수에 대해 과학적이지 못한 미신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풍수를 사기이거나 미신쯤으로 치부하는 이들이 한결 같이 지적하는 것은 풍수가 무지한 사람을 현혹 시킨다는 사실. 저작거리의 무지몽매한 이들의 부질 없고 허망한 짓이란 점에서 무당의 점괘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저자는 그러나 이러한 선입견은 일제 치하에서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풍수는 원래 일반인이 함부로 근접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귀족들의 학문이었다고 반박한다. 저자는 조선조 과거제도에서 풍수지리는 책을 보지 않고 암기해야 했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한다. 요즘으로 치면 공무원 시험 과목 중 하나였던 풍수지리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일제는 땅의 이치인 풍수를 조선 민중이 널리 아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미신으로 호도해 그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논리다. 풍수의 효용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풍수의 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ㆍ일본ㆍ대만은 물론 미국ㆍ유럽 등 서양에서도 도시 미관이나 건물 배치에 풍수원리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로스엔젤레스(LA) 지역의 노스트롬 백화점은 '풍수학적으로 기와 복을 받는 장소'라는 카피 문구로 판매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책에는 전국의 명당 중 명당이란 곳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한편 난해한 풍수 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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