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들의 생활가전 기술력이 우리(한국)의 95% 수준까지 따라왔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한참 뒤처집니다."
조성진(사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추격에 대해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력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유럽에서 '밀레'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여전히 잘 팔리는 사례를 든 조 사장은 "선진 시장일수록 할머니·어머니가 쓰던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 구매한다"며 "(브랜드가 약한) 중국은 조금 어렵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가전시장에서 LG전자의 입지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한국·유럽·미국을 중심으로 시장 전망이 좋은 빌트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최근 100% 이상 성장하며 시장성이 확인된 세미 빌트인, 유럽은 정통 빌트인, 미국은 스테인리스 빌트인을 핵심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6월부터 시작하는 미국형 사업에 대해서는 하반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바이킹·울프 등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생활가전 부분의 융복합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수기와 냉장고를 합친 정수기냉장고가 출시됐듯 제습기에 가습 기능을 넣거나 청소기가 다른 역할까지 맡는 식이다.
그는 단순한 스마트 가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토털 홈 솔루션'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개별적으로 뛰어난 스마트 가전기기를 만들기보다는 각 기기를 연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해 고객의 편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올해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가전 1등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성장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