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르코지,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예비기소

차기 대선 출마에 타격 불가피

니콜라 사르코지

니콜라 사르코지(58ㆍ사진) 전 프랑스 대통령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예비기소'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 법에서 예비기소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리는 준(準) 기소행위로 재판 회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식 수사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보르도법원의 장미셸 장티 판사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한 심문절차를 거쳐 예비기소를 결정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갑작스런 법원출두를 명령 받고 최소 4명 이상의 관계자와 대질심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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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대통령은 2007년 대선과정에서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로부터 과다한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90세 이상의 고령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베탕쿠르의 취약한 정신상태를 이용해 법정지출 상한선을 넘는 돈을 수수했다는 게 혐의의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혐의가 입증될 경우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법원 결정은 최근 '대선 재도전' 신호를 보내고 있는 사르코지의 정치적 앞날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는 소속정당인 UMP에서 과반이 넘는 56%의 지지율로 차기 대선후보 1위에 꼽히고 있으며 TV24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 중 51%가 "프랑수아 올랑드보다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개혁을 더 잘 수행했을 것"이라고 답하는 등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르코지 본인도 이달 한 잡지 인터뷰에서 "프랑스 경제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이 다시 대선 레이스에 나서게 할 것 같다"고 말해 처음으로 정치재개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사르코지 정부 당시 산업부 장관을 지낸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는 "현 예산장관의 탈세 소식이 나온 지 48시간이 못돼 법원의 판정이 내려졌다"며 "정치적 악취가 풍기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검찰은 베탕쿠르 스캔들뿐 아니라 재임 당시 파키스탄에 잠수함을 판매한 일, 낭비벽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그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르코지의 정치적 앞날이 각종 부패 스캔들로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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