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문의가 뚝 끊겼습니다." (분당 수내동 금호공인의 한 관계자)
정부가 서울ㆍ수도권 전역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이나 경기 과천ㆍ분당ㆍ용인처럼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한 곳에서는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가격이 덜 오른 지역에서는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DTI는 총소득 대비 원리금의 비중으로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DTI 50% 적용지역에서 아파트를 산다면 1년 동안 은행에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이 2,500만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DTI 규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곳은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이다. 올 들어 전고점을 회복할 정도로 단기간에 오른 집값이 이번 규제로 인해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경기권에서 집값 오름폭이 가장 컸던 경기 과천시의 래미안에코팰리스 109㎡형은 올 들어 2억원 가까이 오른 9억8,000만~10억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서울 양천구 목동 주공4단지 89㎡형의 경우 7억2,000만원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1억7,000만~1억8,000만원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분당ㆍ용인 역시 매매가 오름세에 동참해 올 5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던 분당 수내동 대림파크타운 109㎡형은 현재 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목동 강산공인의 한 관계자는 "집값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에 정부의 돈줄 죄기 정책까지 더해져 당분간은 거래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번 규제가 장기적으로 집값을 잡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당분간 투자심리가 위축되기는 하겠지만 DTI 강화가 투자 수요자들의 발걸음을 아예 되돌릴 정도로 강력한 규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과천 중앙동 대영공인 관계자는 "요즘 매수자들은 9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많아야 2억~3억원 정도만 대출을 받는다"며 "과천 등 버블세븐 지역은 이미 DTI 규제를 받아봤던 학습효과도 있어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던 '소외 지역'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을 잡으려다가 다른 곳의 부동산 시장을 아예 죽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상계동 행복한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이제야 집값이 1,000만원 정도 오르며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마구잡이로 규제를 적용하면 양극화만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